양평군 어르신들 일촌 맺고 지속적 활동
글·그림 공모전 '나눔실천상' 1등 수상도
▲ 양평자원봉사센터에서 가족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은아씨. /사진제공=조은아

"시간적 여유가 아닌 마음의 여유가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는 것을 많은 가족이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양평군에서 3년째 가족들과 함께 가족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은아(43·사진)씨는 그간의 경험을 담담히 글로 적었다.

글은 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진행한 '가족자원봉사 글·그림 공모전'에 접수돼 1등상에 해당하는 나눔실천상을 수상했다.

조씨가 가족봉사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느 날 남편이 들고 온 가족봉사단 신청서였다.

"신청서는 양평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 아이들과 함께 한 달에 한번 봉사한다는 가족봉사단 신청서였어요. 제대로 된 봉사를 해본 적은 없었지만, 흔쾌히 동의했어요.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 3년간 60시간의 봉사를 해야 하는데, 기왕이면 가족이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이에게 그간 어설펐던 엄마의 봉사활동 모습도 만회하고 모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것도 생각했죠."

그러던 차에 남편에게 들은 가족봉사단은 혼자 사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일촌을 맺고 지속적으로 찾아뵙는 봉사였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친정 부모도 한달에 한번 찾아뵙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애꿎은 남편을 타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는 우리 가족이 만나 뵙게 될 분이 할머니가 아니고, 할아버지라는 점도 부담됐어요. 솔직하게 말해 어르신을 만나러 가는 날까지 시큰둥한 마음이었어요."

그러나 시큰둥한 마음은 봉사 첫날 풀렸다. 온 가족이 들어가자 방 절반이 꽉 차서 다리도 펼 수 없는 작은 방에 사는 할아버지를 만나자 아이들이 먼저 움직였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할아버지에게 선뜻 다가가 종이접기로 꽃바구니도 만들고, 컬러링북 칠하는 것도 알렸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이기적인 마음을 타박했다.

그 후 그와 가족은 할아버지와 함께 봄·가을에는 용문산과 이포보, 쉬자파크에 나들이를 나갔고, 여름·겨울에는 식당에서 따뜻한 보양식을 함께 나눴다.

그는 봉사를 하며 생기는 마음의 여유에 감사한 마음을 가진 채 가족봉사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봉사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기주 작가의 '사랑은 내 시간을 건네주는 일'이라는 말처럼 봉사를 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라는 것은 알게 됐어요. 더 많은 가족들이 시간적 여유 보다 마음의 여유가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