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붓아들 살인 혐의를 받는 이모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 태아 초음파 사진과 함께 '우리 이쁜 아들 사랑해~~~'란 내용을 게시하는 등 친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보이고 있다. /이모씨 페이스북 갈무리

어린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20대 남성이 자신의 친아들은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던 정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인됐다.

30일 인천일보가 전날 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모(26)씨의 페이스북 계정을 살펴보니, 이씨는 2017년 7월6일 갓 태어난 아들 사진과 함께 '♡(하트)' 5개를 표시한 게시물을 올렸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같은 해 6월26일에 작성한 게시물엔 초음파 사진과 '우리 이쁜 아들 사랑해~~~'란 내용이 담겼다.

2017년 12월19일에는 자신과 아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기도 했다. 특히 이씨는 아들과 나란히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것처럼 사진을 재밌게 편집하는 등 친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2012년 7월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이씨는 친아들 관련 게시물을 올리기 전엔 주로 자신의 독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친아들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인 2017년 1~3월 자택에서 의붓아들 A(5)군과 B(4)군을 마구 폭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를 저지르기도 했다.

인천지법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해 4월 이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나, 최근 이씨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A군이 숨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이 빚어졌다.

반면 이씨는 지금까지 친아들 C(3)군에 대해선 손찌검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이씨의 의붓아들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아내(A군 친모)의 아동학대 방조 의혹과 이씨의 또 다른 아동학대 혐의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펼치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로선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