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두영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인터뷰

 


첫 인천항운노조 출신 위원장

남북경협 일감 늘릴 돌파구로

정부, 노조와 자주 만나 대화를

조합원 현장 안전이 최우선


"국내 경제는 장기 불황에 빠져들고 한· 일 갈등, 미· 중 무역 분쟁의 여파 등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주 52시간 근로제와 일감이 줄어들면서 항운 노동자들의 임금은 오히려 감소했다. 노조 간 경쟁은 근로여건을 퇴보시키고 임금을 떨어뜨리는요인이 되고 있다."

최두영 신임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위원장(이하 전국항운노련위원장)은 현재 노조원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조목조목 짚으며 이러한 문제 해결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했다.

26일 전국항운노련위원장에 선출된 최 위원장은 정통 항운노조맨이다.

지난 1992년 인천항운노조에 들어와 쟁의부장, 전국항운노련 쟁의국장으로 일하는 등 인천과 연맹을 이끈 브레인 중의 한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국항운노련위원장 당선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인천항운노조위원장으로 선출돼 연맹과 인천노조를 동시에 이끌어가게 됐다. 최 위원장은 1949년 전국항운노련이 설립된 이후 첫 인천항운노조 출신 연맹위원장이다. 그 동안은 가장 많은 조합원이 있는 부산항운노조 출신들이 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부산항운노조가 채용비리 등으로 어수선하면서 최 위원장이 연맹을 이끌 수장으로 추대된 것이다.

최 위원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위기에 처한 전국항운노련과 조합원들이 빠른 시간내에 정상화 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며 위기에 나선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 연맹의 노조원들이 지금과 같은 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국내외 경제 침체로 인한 수출입 물동량 감소와 주 52시간체 근무 등 노동법 개정은 임금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다. 복수노조로 인한 임금 저하 경쟁과 편협된 경제논리에 의한 작업권 축소가 항만 물류시장의 왜곡을 가져오면서 노동여건을 악화시켰다."

▲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물동량. 즉 일감이 늘어나야 한다. 국내외 경제 침체는 노조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 남북경협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각 항만 및 내륙 물류기지에서는 대북경협이 물고를 트고 활성화 될 경우 각자의 역할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주 52시간제 문제는 노사가 풀 수 지금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고용을 증대하기 위한 주 52시간 근무제의 취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산업별 노동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적용하려 하는 것이 문제이다. 항만을 비롯한 철도와 시장 등 하역물류의 현장은 24시간 근로이며 도급제적인 성격이 강한 임금체계다. 현실을 외면한 노동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관계부처 및 사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다.


▲ 현대화, 자동화, 기계화에 이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업무전환 기능교육을 강화 할 것이다. 물론 산업구조변화에 따라 기능 전환만으로 100% 대체할 수 는 없겠지만 충격을 최소화 할 방안을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항만관련 교육기관이 한국항만연수원 산하에 부산과 인천 두 곳에 있다. 비상근이기는 하지만 원장은 우리 항운노조연맹위원장이 당연직 개념으로 맡고 있다. 관계부처 등과 협의를 통해 예산을 확보해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교육대계를 준비할 것이다.

▲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는?

"열린 생각으로 노조와 자주 만나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기적인 만남은 모든 관계의 개선과 갈등 해결의 기본이며 전제이다. 최고의 복지국가인 스웨덴도 1920년~1940년대까지 노사갈등이 극심했던 국가였다. 1940년대 후반 에를란데르 총리가 노사문제에 적극 나서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결론은 '만남'이었다. 노사가 매주 목요일 만나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를 하면서 갈등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높은 지위에 오르면 한 번 보기가 별 따기인 우리나라의 고위층,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위원장으로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무엇보다 첫째는 현장에서 안전이다. 산재는 본인의 고통임은 물론 가족들까지 피폐하게 만드는 가정파괴범이다. 이를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 둘째, 연맹은 물론 자기가 속해 있는 조합 운영에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 조합원들의 관심은 조합의 정책수립, 진행, 그리고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합을 운영할 수 있는 주요 원동력이 된다. 셋째는 근거없는 소문, 유언비어 등 요즘 말로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는 조합의 결속력을 저해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일로서 부정적인 담화들이 들릴 때 반드시 사실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홍재경 기자 hj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