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인천 축산차량 9대 중 1대꼴로 이동 감시 체계에서 벗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인천시는 축산차량 무선인식장치(GPS)를 분석한 결과 최근 3개월 이상 GPS 전원이 차단되거나 출입 정보가 없는 차량이 105대로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동 경로가 추적되지 않는 이들 축산차량은 인천에 등록된 891대 가운데 11.8%에 이른다.

축산차량 등록제는 축산 시설에 출입하는 차량을 군·구에 등록하고, GPS를 장착해 이동 경로를 추적 관리하는 제도다. ASF를 비롯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확산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도입됐다.

축산차량 등록은 의무사항이다. 차량을 등록하지 않거나 GPS를 달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GPS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도 10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축산차량 감시망에 구멍이 난 상황에서 인천에도 ASF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ASF가 확진된 파주 농가 소유주 농장에서 돼지 136마리가 인천 도축장으로 출하됐다가 음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시는 27일까지 축산차량 등록제 이행 여부를 일제 점검하기로 했다. 한태호 시 농축산유통과장은 "축산차량 등록은 ASF 방역 과정에 매우 중요한 관리 체계"라며 "GPS 미작동 의심 차량을 조사하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관계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