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 발병 전보다 ㎏당 1643원↑
자영업자 한숨 … 물량부족 걱정도
경기도 내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서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하락과 가격 폭등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탓이다.

19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이 1㎏당 6201원까지 치솟았다. 17일(5975원) 대비 3.78% 올랐으며, ASF 발병 이전(4558원)보다 약 36% 인상된 가격이다.
자영업자들은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어쩔 수 없이 판매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가뜩이나 ASF 발병 당일, 저녁 회식 예약을 취소하거나 퇴근한 직장인들로 붐빌 시간에 테이블이 다 차지 않는 등 돼지고기를 찾는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마저 올리면 손님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수원로데오거리에서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오늘 거래처 측에서 당분간은 가격을 올려서 받겠다면서 돼지고기 1㎏당 4000원씩 인상했다"며 "그렇다고 삼겹살 가격을 갑자기 올리는 것도 시기상조인 것 같다. 거래처에서도 보름은 지켜보고 메뉴 가격을 인상하라고 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곳에서 족발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어제는 잡혀있던 회식 예약이 취소되는 것을 시작으로 저녁 시간에 정말 한 테이블도 없었다"며 "돼지열병이 터지고 돼지고기 먹기가 염려스러운 소비자의 심리는 이해하지만, 위축이 계속되면 자영업자에 큰 타격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데도 소비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돼지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수원생고기골목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함께 팔고 있는데 몇몇 손님들은 돼지가 병 걸려서 오늘은 소고기를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돼지고기 물량이 부족한 점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컸다.
수원 매산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사장 C씨는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상관없지만 물량이 없어 물건이 들어오지 않는 건 정말 큰일"이라면서 "오늘 도축된 돼지가 없어 물건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곧 장사를 쉬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술렁이는 자영업자들의 반응에 도는 소비가 위축되는 건 이해한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도축장에서 검사해 질병에 걸리지 않은 것만 시중에 공급되고 있음으로 안심해도 된다"며 "애꿎은 자영업자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인체에 무해한 점을 각 시군과 함께 적극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은 기자 kc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