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받고 과다청구한 2명 검찰송치
대형 건설사 현장소장이 인천 서운산업단지 개발 과정에서 10여억원의 공사비를 가로챈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태영건설 A(46) 현장소장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또 A 소장 지시를 받고 토사운반비를 과다 청구한 혐의로 입건된 태영건설 하청업체 현장소장 B(44)씨 등 2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600억원 규모의 서운산단 기반시설 조성 공사와 관련해 실제 토사를 운반한 것처럼 허위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뒤 특수목적법인(SPC)에 공사비를 청구하는 수법으로 18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소장으로부터 "토사운반업체를 모집하라"는 지시를 받은 B씨는 정상적으로 투입된 토사운반업체가 있었음에도 C업체 등 6개 업체와 허위 계약을 맺고 이들 업체가 모 공사 현장의 토사를 운반한 것처럼 토사운반비를 과다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소장은 경찰 조사에서 빼돌린 18억원 중 7억원은 부가세 등 세금 납부용으로 업체들에 돌려주고, 나머지 금액은 생활비와 골프비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올 4월 SPC와 감리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며 강제수사를 개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과의 유착 등은 확인되지 않아 현장소장 등 3명을 입건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자치구 단위 전국 최초 산업단지인 서운산단은 총 3500여억원을 들여 계양구 서운동에 52만3035㎡ 규모로 지어졌다. 이미 산업시설용지 분양이 100% 완료됐으며 현재 기업 입주가 진행 중이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