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증거없어 해결 고군분투...경찰 "완전 범죄없다 끝까지 추적"

영화 '살인의 추억' 소재로 알려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특정된 가운데, 인천지역에서 10년 넘게 해결하지 못해 미제로 남은 살인 사건이 모두 11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5면
사건이 워낙 오래돼 제대로 된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9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된 2000년 8월1일 이후 미제로 남은 인천지역 살인 사건은 모두 11건이다. 살해된 피해자는 12명(여 7·남 5)이다.

대표적 사건은 2006년 11월 부평구 십정동에서 일어난 부부 살해 사건이다. 당시 50대였던 A씨 부부는 십정동 자택에서 범인의 예리한 흉기에 많게는 30여차례 찔려 숨졌다. 특히 범인이 영화 '공공의 적'에서 나온 살해 수법을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2007년 7월에는 택시기사 B(당시 43세)씨가 남동구 남촌동 경인고속도로 아래 인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의 온몸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 사건은 발생 지명을 본떠 남촌동 택시기사 살해 사건으로 불린다. 2008년 8월엔 주부 C(당시 63세)씨가 계양구 병방동 한 아파트 주변에서 알몸 상태로 살해된 채 발견돼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의 기억 속에 잊혀 있다가 인천일보 취재로 세상에 알려진 미제 살인 사건도 있다.<2013년 1월28일자 15면·2016년 3월7일자 19면>

1998년 연수구 연수동 한 원룸 계단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해 사건과 2005년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30대 주부 살해 사건, 2003년 계양구 작전동 이발소 여주인 살해 사건이다. 20대 여성 살해 사건은 2013년 공소시효가 완성된 탓에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타살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어딘가에 있을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다. 다만 경찰은 3개 사건의 경우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유전자)'가 존재해 언젠가는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화성 연쇄살인 사건도 DNA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유력한 용의자를 지목할 수 있었다.

이덕복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장은 "경찰이 있는 한 '완전 범죄'란 있을 수 없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범인을 추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범준·임태환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