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모(56)씨. 33년 만에 그가 진범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DNA 분석기법을 통해 당시 10건 사건 가운데 3건의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8일 이씨가 있는 모 지역 교도소를 찾아가 DNA 감정결과를 토대로 혐의를 추궁했지만,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1994년 1월 처제를 상대로 강간 살인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화성살인사건으로 분류된 10건의 사건을 모두 이씨가 저질렀는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범행수법이 유사하다.

그의 현재 나이를 역산하면 범행 당시 20대로 추정된다. 그는 71세이던 노인은 물론 10대인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만행에 가까운 범죄를 저질러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는 용의자로 특정됐지만, 그의 수감생활을 보면 의아한 구석이 있다.

25년째 복역하면서 1급 모범수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긴 수감생활 동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등 밖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몽타주에 기술된 그의 인상착의는 '(얼굴이) 갸름하고 보통체격',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로움', '평소 구부정한 모습'이라고 표현됐다. '보통의 체격'이라는 표현은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에도 비슷한 취지의 대사로 등장할 정도로 외견상 두드러진 특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그를 상대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도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 직업은 무엇이었는지, 사는 곳은 어디였는지 등이 차례차례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