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만국회의 강행 … 맞불집회
경기도·경기장측, 무단점거 고소
▲ 18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신도 4만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만국회의 기념식을 열고 있다(왼쪽).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이 행사를 규탄하며 항의 맞불 집회를 열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일대가 신천지 산하 단체원 수만명이 결집하는 행사와 동시에 신천지를 규탄하는 반대집회까지 열려 한때 혼란을 빚었다. 앞서 신천지 측에 '대관 취소'를 통보한 경기도와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행사가 무단으로 진행됐다며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의 '만국회의' 행사 개최로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HWPL은 신천지 산하단체로, 행사를 위해 7월 경기장을 대관했다. 약 6000만원의 대관비용도 지불했다. 경기장 대관을 승인하는 기관은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다.

하지만 수원기독교총연합회·신천지피해자연대 등이 공공체육시설에서의 종교단체 대관이 부적절하다며 반발했고, 도는 11일 대관을 전격 취소했다.
도는 취소 사유로 다른 단체와의 충돌, 허가용도 밖의 이용 우려 등을 들었다. 도는 당초 대관 신청을 받을 때 단체 성격은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HWPL은 반면 갑작스런 취소통보를 인정할 수 없고, 대관료도 반환 안 됐다며 전날인 17일부터행사 관련 장비를 들이는 등 경기장을 점거했다.

이날 오전부터는 HWPL 단체원 4만여명(경찰 추산)이 경기장으로 찾아오는 과정에서 버스 진입 등으로 주변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HWPL 관계자들이 직접 교통정리까지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중 신천지에 항의하는 맞불집회까지 열렸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 30여명은 제4주차장 인근 입구에서 "신천지는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기도의 대관 취소에도 HWPL이 무단침입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신천지는 사기행각을 일삼는 단체"라고 비판했다.

연대 회원들은 약 15m 높이의 크레인 2대에 대형스피커를 매달고, 스피커와 꽹과리 등을 동원해 신천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HWPL의 행사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반발 집회 소리까지 겹쳐 현장 일대에 강력한 소음이 발생, 애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인근 학교에도 소음영향이 닿을 정도였다.

한편 도와 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오전 10시쯤 수원중부경찰서에 '건조물 침입 및 업무방해죄'로 HWPL을 고소한 상태다. 재단은 HWPL이 명백한 불법점거라는 입장을 냈다.
경찰은 7개 중대 800여명을 현장에 파견, 만일의 충돌에 대비했다.

HWPL 관계자는 "도는 타 단체와 충돌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평화단체이지 전쟁하는 단체가 아니다"며 "행정처분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행사가 끝난 뒤 대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현우·김도희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