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검여 사태는 없다."
4개월 전 인천을 발칵 뒤집은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 1911∼1976) 유물의 타 지역 기증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나왔다. 인천뮤지엄파크 개장까지 수장 공간 단계적 확보와 지역 예술 인재 육성과 발굴을 비롯해 문화유산 창조적 계승 발전을 위한 정책 보안 등이다.
인천시는 1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인천 문화관광체육분야 2030 미래이음 설명회'를 미추홀구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발표했다. ▶관련기사 3면
시는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건강한 문화도시 인천'을 목표로 ▲모두가 누리는 문화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문화 ▲지역산업을 선도하는 관광 ▲시민을 위한 스포츠 등 4대 전략, 14개 세부추진과제를 세웠다.
이번 시 문화부문 이음 정책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제2의 검여 사태 방지 정책'이다.
지난 5월 검여 유희강 유족들은 검여 작품 400여점과 습작 600여점을 비롯해 사용했던 벼루와 붓, 종이 등 유물 1000여점을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했다. 당시 검여 유족들은 "인천시에 검여 유물을 기증하려 했지만 시가 무관심으로 일관해 어쩔 수 없이 명륜전문학원(옛 성균관대)에 기증했다"고 언급했다.
서구 시천동 57번지에서 태어난 검여는 1937년 명륜전문학원(옛 성균관대) 졸업 후 중국 베이징에서 서화 및 금석학을 배웠다. 1946년 귀국해 인천시립박물관장·인천시립도서관장 등을 역임했고, 1962년 서울 관훈동에 검여서원(劍如書院)을 열어 서예연구와 후학지도에 힘썼다. 그는 1968년 뇌출혈로 인한 오른쪽 반신마비를 극복하고 왼손으로 연구를 계속해 좌수서(左手書)를 완성했다. 검여의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높이 받들어 유족과 제자들은 십여 년 전부터 꾸준히 인천시에 유물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인천시는 계획만 세우고 실천하지 않았다.
시는 검여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턱없이 부족한 수장 공간 확보에 나섰다.
우선 민간 수장 공간 임차 방안을 마련했고, 오는 2025년쯤 준공 할 인천뮤지엄파크에 대규모 수장 공간 마련 청사진을 내놨다. 또 지역의 예술인 중 인천을 대표하고 예술성이 높은 작품 등에 대해서도 발빠르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밖에 시는 해묵은 과제였던 문학산 정상 상시 개방과 인천우체국, 부윤관사 등의 매입계획 등도 마련했다.
서상호 시 문화예술과장은 "문화 관련 2030 인천 이음 정책을 통해 지역 문화 사각지대를 막고 진정한 문화 인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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