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신 인천 강화군 안전경제산업국장

 

강화군 축제는 역사문화축제, 관광축제 그리고 계절축제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계절축제는 강화섬포도축제, 강화고려인삼축제 그리고 강화도새우젓축제이다. 특히 강화도새우젓축제는 규모면에서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강화군과 인천시는 전년도 60%의 보조금 지원을 80%로 확대해 축제추진위원회의 자부담을 축소하고 어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였다. 지난해까지 15회를 개최한 새우젓축제는 전국 70%에 달하는 새우젓 최대 생산지로서 강화 지역 홍보에 앞장섰다. 그동안 이를 위한 새우젓축제추진위원회의 노력과 역할도 컸다.

그러나 새우젓축제추진위원회가 수년 동안 축제 개선에 대한 의지 없이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새우젓가요제 및 청소년 댄스경연대회에 1100만원 이상의 과도한 예산이 지출됐다. 초청 인기가수는 출연료로 1회 3~4곡에 수천만원을 받았고, 새우젓가요제 1등(대상) 상금은 500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집행됐다. 최근 TV방송 프로그램의 전국 규모 노래자랑이나 국악경연대회도 최고 상금액은 200만원 정도다. 이에 비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라 할 수 있다.

또 지난해 축제는 협상에 의한 계약 심사에 1개 업체만이 참여했음에도 행사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재공고 없이 일방적으로 대행업체를 선정하는 등 자체심사기준을 위반하는 상식 밖의 행태였다. 일부 군민들이 이러한 낭비성 축제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화군은 이러한 군민의 여론을 반영해 새우젓축제 행사대행 용역업체 선정에 있어 '지방계약법' 제43조 제8항에 명시된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계약 심사부터 법규에 맞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추진위원회에 수차례 제안했다. 하지만 축제추진위원회는 기존의 관행을 고수하며 타당한 근거나 대안의 제시 없이 군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거절하고 있다. 강화군이 올해 새우젓축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유이다.

수년 동안 수산 정책을 관장하는 부서장으로 근무하면서 3번의 새우젓축제를 실제로 경험했다. 그동안 축제 과정의 문제점과 개선해야할 사항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서 일부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기도 했다. 새우젓축제 등을 관장하는 국장으로서 그동안 축제의 문제점 개선에 나서자 일부에서는 정치적 보복 운운하는 황당한 말까지 나돌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군정을 펼치고자 순수한 의지를 정치적으로 여론몰이를 한다면 지역 축제의 목적과 본질이 퇴색하거나 행정의 중심이 흔들리게 된다. 이대로는 군정을 제대로 이끌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강화도 새우젓축제가 변화와 개혁의 길목에서 내홍을 겪고 있다. 그러나 다분히 유흥과 낭비성 행사로 변질되는 수많은 지역 축제에 경종을 울리고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강화도 새우젓축제뿐만 아니라 강화군에서 개최되는 모든 축제가 법과 규정에 따라 선명하게 추진됨으로써 군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예산 낭비 요인이 없는 행사로 추진된다면 군민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강화군은 올해 새우젓축제를 개최하지 않고 준비된 기간 중에 강화도 새우젓을 홍보하는 '소확행' 문화행사를 군 주관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민간 자부담을 없애고, 시비와 군비로만 축제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