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소재 보호수 4그루, 소생불가에 후속조치 막막
남동구 500년 보호수는 남은 가지로 재생 가능
▲ 인천시가 보호수로 지정한 회화나무가 지난 8일 제13호 태풍 '링링'의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두 동강 났다. 16일 인천 님동구 아시아드 근린공원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회화나무는 70% 손상됐지만 회복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치명상을 입은 인천 강화군 소재 '뿌리 깊은 나무' 4그루가 소생 불가 판정을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같은 피해를 입은 남동구 구월동 소재 500년 된 보호수는 실낱같은 소생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시에 따르면 최근 태풍 피해를 받은 강화군 소재 보호수 4그루가 소생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들 나무는 약 500년 된 연미정 느티나무와 300여년 산 것으로 추정되는 교동면 인사리 회화나무, 이강리 느티나무, 동검리 소사나무 등이다.

태풍이 오기 전까지 이들 나무는 수백년간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한자리를 지켜왔다. 시는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이들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했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연미정 느티나무는 지상 약 1m 높이의 줄기가 완전히 부러져 회생이 불가능해졌다. 인사리 회화나무는 뿌리가 그대로 뽑혔다. 다른 나무들도 기둥이 꺾여 밑동만 남은 상태다.
더구나 강화군은 보호수 지정 해제에 들어가는 이들 나무에 대해 적절한 후속 조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연미정 보호수는 인근에 있는 문화재 연미정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보호수들도 토지주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처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반면 또 다른 태풍 피해 보호수인 남동구 구월동 소재 수령 500년의 회화나무는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한 가닥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무의 70%가 강풍에 훼손됐으나, 현재 남아 있는 가지로 소생이 가능하다는 게 나무 전문가의 설명이다.

엄기항 나무의사는 "회화나무의 경우 뿌리가 손상된 게 아니어서 남은 가지 하나만 잘 보존 시키면 소생이 가능하다"며 "남은 가지에 지지대를 세우고 부러진 부분이 오염되지 않도록 외과수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