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로 채우는 '인생 2막'


▲ 인천시가 '2019년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시상식에서 시니어친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1년 하늘나리카페 첫 선

해마다 증가 26곳 372명 일해

고령자 친화기업 운영도 시작



인천공항 실버 카페 새 모델

2018년 우수 식음매장 선정


인천 시니어들이 커피와 사랑에 빠졌다. 몇 년전 만 하더라도 젊은 세대 전유물 마냥 여겨졌던 아메리카노.
그러나 이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커피를 마시는 것이 흔한 풍경이 되었을 뿐 아니라 동네 곳곳에는 크고 작은 커피 전문점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커피 소비는 세계 평균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는 약 7조원으로 세계 6위 수준인데다 2023년에는 9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누구나 사랑하는 이 한 잔의 커피가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인천이 이런 커피 인기에 발맞춰 추진하는 시니어 일자리 창출 사업인 실버 카페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8년 만에 26곳으로 늘어난 인천지역 실버카페

시니어들이 운영하는 실버 카페가 인천에 첫 선을 보인 곳은 바로 계양구노인복지회관이다. 지난 2011년 4월25일 '하늘나리' 실버 카페가 시작이다.

당시 시니어 일자리 신규 사업으로 추진된 실버 카페는 전문적인 바리스타 교육을 수료한 2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했다. 아메리카노와 건강차 등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그 이듬해에는 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와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 부평구노인복지회관 등 4곳의 실버 카페가 문을 열면서 해마다 꾸준하게 실버 카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실버 카페는 26개소로 372명의 어르신들이 일하고 있다. 섬지역인 옹진군을 제외하고 강화군까지 포함해 9개 군구에서 모두 실버 카페가 성업 중이다.

올해에만 중구 월미산전망대, 미추홀구 SK스카이뷰아파트, 남동구 소래습지생태공원·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연수구노인인력개발센터, 계양구노인인력개발센터 효성실버카페,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 검단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올 초 정식 개원한 인천보훈병원도 실버 카페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병원 1층 내 실버 카페 운영 공간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병원이 위치한 미추홀구 주민들과 상생하는 한편 이용객들에게 맛 좋은 음료를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다. 인천보훈병원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실버 카페 개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진화하는 실버 카페

실버 카페 초기 모델은 사실상 공공기관 주도였다. 노인관련 기관들을 중심으로 기초 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운영 방식과 카페 운영점 등이 진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지난 6월 문을 연 미추홀구 SK스카이뷰 실버 카페는 노인관련 센터나 기관 내가 아닌 주민들 사이에 파고들었다는 데 의미가 깊다. 3971세대 규모인 이 아파트 내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던 카페가 입주민들과 미추홀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문을 연 것이다. 단지 내 2곳에 문을 연 실버 카페는 로스팅기계를 갖추고 수준 높은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을 마친 60세 이상 시니어 바리스타 32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남동복지관에 문을 연 실버 카페 카페보네는 고령화친화기업이 운영을 시작한 지역 내 첫 사례다. (주)보네베이커리는 시니어들의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업이다.

이후 남동구청 지하1층에도 추가로 카페가 운영돼 모두 2개소에서 10여명의 어르신들이 맛있는 커피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문을 연 실버 카페는 새로운 모델로 꼽히고 있다.

바로 전국 최초로 기업과 공공기관이 함께 선보인 실버 카페로 의미가 깊다. CJ푸드빌이 다양한 교육 지원과 후원금 1억원을 내놓고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내 장소와 후원금 4000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여기에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가 운영을 맡고 있다.

16명의 어르신들이 하루 6시간씩 공항 이용객들에게 수준 높은 커피를 판매 중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이 실버 카페를 '2018년 인천공항 우수 식음매장'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용객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고객 환대, 주문접수, 계산, 서빙 및 서비스, 청결 및 시설 평가 등을 통해 1위로 선정됐다. 단순한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넘어 수준 높은 식음료와 서비스 제공 등 실버 카페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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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시니어 고용친화부문 대상

인천시가 '2019년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시상식에서 시니어친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은 2017년 처음 시작됐다. 고용친화 모범경영을 실천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4차례의 선정심의과정을 거쳐 부문별 우수기관을 선정하고 이를 모범사례로 알려 고용창출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올해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노인 일자리 창출 활성화를 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같은 성과에는 실버 카페도 한몫했다. 시는 지난해 '노인일자리팀'을 신설해 전국 최초로 민관협력형 신 모델인 실버 카페 인천국제공항점 개소를 시작으로 어린이 안심 등·하교 지원 워킹스쿨버스사업을 추진했다. 이들 사업은 현재 좋은 정책으로 선정돼 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해마다 평균 200여회 4만여명 규모를 기록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노인일자리 통합교육사업 추진, 노인일자리 생산품 전시·판매전 개최, 민간연계형 시니어인턴십, 기업연계형사업 추진, 민간 및 공공부문협력 인력파견사업 전국 1위 달성 등 곳곳에서 성과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같이家U(같이가유) 실버사원 사업과 우리학교 I(아이) 지킴이, 실버스마트폰 소통강사, 시니어행복지도사, 1·3세대 소통강사, 찾아가는 예술단, 우리 동네 홍보단 등 경륜전수형사업 등을 내년에는 인천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인 빈곤문제와 건강문제 해결을 위해 인천시는 매년 노인일자리 사업을 확대 추진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베이비부머세대의 노년기 진입에 맞춰 노인 전문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 만들기 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