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진 지혜공유학교 꿈터장

 

사람은 누구나 잠을 자면서 매일 7~8회의 꿈을 꾼다. 우리가 기억하는 꿈은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꾸는 꿈이다. 꿈 너머 꿈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다. 인류를 위한 가치와 의미를 내포한 또 다른 꿈이다.
지난 6월 서울지역 중학교 3학년 1390명을 대상으로 '진로·직업 인식 여론조사'에서 '장래 희망하는 직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39.9%가 '없다'고 답했다. 꿈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꿈 너머 꿈을 갖도록 하려면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에게 실제로 해보거나 겪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직접 체험의 한계를 독서를 통한 무한한 간접경험으로 생각의 크기를 확장시켜야 한다. 자녀가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가치와 의미가 있는 것에 대한 특성을 찾아서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발현시키도록 코칭해야 한다.
작은 성공의 경험을 축적하고, 성공하였을 때는 칭찬을 극대화하며 실패했을 때도 질책보다는 진솔한 격려로 회복탄력성을 키워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진로와 직업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학생들이 체험할 다양한 기회를 최대한 제공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꿈 너머 꿈을 키우는 터전은 가정에서 부모교육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통제하고 조정하기보다는 스스로 자기주도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자녀의 단순 성적 비교를 통해서 학습된 무기력을 키우는 현실은 안타깝다. 왜냐하면 자녀가 살아갈 세상은 지식의 양과 힘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지배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아직 알 수 없는 직업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2015년 IBM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의 90%는 지난 2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에서 스스로 책임지고 자신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2월28일 정년으로 나의 꿈 너머 꿈인 대안학교를 세워 봉직하고자 했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가치와 의미 있는 일을 찾아 성찰을 거듭한 끝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지혜공유학교'를 설립 운영하기로 했다. 교사(校舍)가 없는 학교, 학부모 지혜를 공유하는 학교, 자녀의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발현시키는 학교, 미래 역량을 키우는 학교, 실천을 중시하는 학교, 함께하는 공동체 학교를 개교한 것이다. 교명은 '지혜공유학교'로 그리스 로마의 지혜 신 미네르바를 상징하고 미국에서 2012년에 설립되어 전 세계 7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운영되는 온라인 대학 '미네르바스쿨'을 벤치마킹했다.
지혜공유학교의 미션은 '홍익인간'이다. 비전은 학부모의 지혜를 공유하기 위하여 10회 강좌를 실시하며 5년 동안 100기 운영으로 2000명의 학부모를 2000시간 교육하는 것이다. '알면 실천한다'로 공유한 지혜를 반드시 가정에서 실천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가치이다. 지혜공유학교 설립 목적은 학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지혜를 공유하는 일이다.

지난 5월 3일부터 송도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문을 연 지혜공유학교는 1기 졸업생 21명의 학부모에게 20시간의 교육을 끝내고, 7월11일 '지혜부모증서'를 수여했다. 2기는 7월3일부터 송도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렸다. 10월초에는 송도3동에서 3기 지혜공유학교를 열 예정이다.
지혜공유학교를 운영하면서 학부모교육이 절실함을 느꼈다. 학부모는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다. 학교와 도서관, 지자체에서 전문가를 초청해 실시하는 교육은 듣는 그때 뿐이어서 집에 오면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지혜공유학교 10회 강좌는 매회 실천과제를 부여하고 다음 시간에 그 결과를 공유해 가정에서 자녀에게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학교의 핵심가치가 '알면 실천한다'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의 혁신은 부모를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부모의 역량을 키우지 않고서는 1%도 자녀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가 먼저 변해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창의적인 인재, 인성이 훌륭한 인재, 협업하는 인재 육성은 가정교육이 핵심으로 부모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나의 꿈 너머 꿈인 학부모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학교가 개설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