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제안 글로벌어학원 입학 위해 입국...최 "후손으로서 해야하는 일"
▲ 일리야 최가 한복을 입어 보고 있다.


'러시아 등지의 독립운동가 중에서 최재형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무수한 운동가를 물심양면 지원하는 방식으로 항일운동을 한 최재형(1860~1920) 선생. 그동안 안중근의 조력자로만 알려졌다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진정한 독립운동가로 재평가 받고 있는 그의 후손이 인천에서 뿌리를 찾아 나선다.

인천대학교는 최재형 선생의 4대손인 일리야 최(Ilya Tsoy)가 인천대 글로벌어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입국했다고 15일 밝혔다.

그의 인천행은 인천대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독립유공자 발굴 사업을 하고 있는 인천대가 최재형 선생에 대한 연구를 하던 중 러시아에 살고 있는 그의 후손이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는 사실을 알고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인천대는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리야 최가 먼저 대학에서 한국말을 배우고 인천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일리야 최는 즉각 제안을 수락했다. 자랑스러운 선조 얘기를 얼핏 듣기만 했던 터라 늘 갈증이 해소되지 않던 참이었다.

그는 관련 비자를 발급 받자마자 지난 12일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 앞으로 인천대 글로벌어학원에서 1년간 공부한 후 대학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번 일이 성사되기 까지 조동성 인천대 총장과 최용규 이사장, 문영숙 최재형 기념사업회 대표 등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어학원 학비와 인천에 머물 체류비용도 대학 관계자와 건설업체 등이 사비를 털어 지원키로 했다.

일리야 최는 "나의 고조부가 한국 독립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제부터 그의 일생을 되짚어보고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용규 인천대 이사장은 "최재형 선생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인물 중 한 사람"이라며 "그의 자손을 한국에서 품는 일은 당연하며 인천대가 앞장서게 돼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