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교통체증에 이전 계획 검토했다 보류 … 건물 위치만 변경키로
"탁상행정" 시민·운전자 부정적
용인시가 교통체증의 주요인으로 지적돼 이전여론이 빗발치는 처인구 공용버스터미널을 100억원의 혈세를 들여 현 위치에서 재건축하는 것으로 결정, 현실을 무시한 불통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버스터미널은 1992년 처인구 김량장동 23의1 일대 1만2302㎡의 부지에 단층 조립식 건물구조로 건립됐다. 현재 경남여객이 2017년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다.

고속버스는 10개 노선에 46대가 운행하고 있으며, 시외버스도 22개 노선 114대가 운행 중이다. 약 27년된 용인 버스터미널 외부의 건물 도색은 언제했는지 색깔은 회색빛이고 건물 곳곳에는 찌든 때와 녹슨 흔적이 목격된다.

버스터미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좁은 진·출입로에다 42번 국도(중부대로)와 45번 국도(백옥대로)국도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교통체증의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이유다.

이로인해 버스터미널 이용객이나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어 오래전부터 이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2월 '용인시 지방대중교통계획'을 수립, 터미널 이전을 적극 검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는 최근 버스터미널 이전 예상 부지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버스터미널 이전계획을 전면 보류키로 했다. 또 현 위치에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버스 동선과 건물 위치만 변경한 채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이같은 시의 결정에 대해 운전자들이나 시민들은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택시 외에 다른 대중교통 수단인 경전철 등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가장 근접해 있는 경전철역은 운동장역으로 약 1.5㎞정도 떨어져 있다.

또 버스터미널이 처인구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진입로가 2차선인 관계로 터미널 내 버스 진·출입이 원활하지 않으면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박모(55)씨는 "버스터미널이 처인구 교통정체의 주요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현 위치에 재건축한다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버스터미널은 반드시 외곽으로 이전해 처인구 교통문제를 해소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근 터미널 적정 입지 결정을 위한 종합 검토 결과, 전체 대안지점 중 처인구가 속한 동부권의 대안지점에서 '현 터미널'의 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