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듣는 마시모 자네티 '브람스'로 오프닝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제작극장'으로의 변신을 꾀하며 경기도만의 독보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당은 2020년 '시즌제 공연'을 도입해 전당 내 4개 경기도립예술단의 순수예술 역량을 강화한다. 각 예술단이 작품제작에 몰입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질 높은 공연을 도민에게 선보이면서 '제작극장'으로서의 주춧돌을 쌓아간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2020 시즌제 공연'을 앞두고 경기도립예술단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시즌제 공연 무대를 미리 만나본다.


"내년 시즌제 공연에서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의 색채감을 보여줄 레퍼토리가 줄지어 나올 것입니다."
시즌제 공연 준비에 한창인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경기필)의 윤재현(41) 타악기 차석은 10일 내년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2011년 경기필에 입단한 윤 차석은 "마시모 자네티가 지휘자로 취임한 순간부터 이태리 지휘자 특유의 쾌활함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마시모 자네티는 정확한 딕션, 명쾌한 사운드를 추구함과 동시에 폭 넓은 레퍼토리를 다루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최근 단원들이 체감할 정도로 공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지금껏 다른 지휘자들을 거쳐 가며 만들어낸 성취를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열매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차석은 경기필의 내년 시즌 오프닝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시즌 오프닝 공연에서 첫째 날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둘째 날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며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마지막으로 브람스 사이클을 완성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 4월 타악기가 많이 등장하는 이탈리아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로마의 축제'를 선보였는데 많은 호평을 받았다"며 "개인적으로 레스피기 '로마 3부작'을 마시모 자네티와 완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윤 차석은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틀에서 곡의 색채를 조절해주는 타악군의 매력을 내년 공연에서도 가감없이 드러낼 예정이다.그는 "지휘자가 왕이고, 현악군이 왕자라면 타악기는 왕궁을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며 "얼핏 들으면 보조 역할 같지만 곡의 색채를 변화시키는 매력적인 악기"라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이 지휘하는 모리스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Daphnis et Chloe)'를 듣고 클래식 음악에 매료됐다는 윤 차석은 "태양이 넘실대는 듯한 색채가 등장하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면서 "그때 오케스트라에 입단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고, 지금 이렇게 경기필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특이한 연주자라고 생각하는 윤 차석은 "클래식 뿐만 아니라 클럽에서 재즈도 연주할 만큼 다양한 장르에서 타악기를 즐기고 있다"며 "20년 뒤 리사이틀 무대에서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도문화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