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때문에 높아진 취업 문턱, 함께 넘어 볼까요
▲ 재능기부를 통한 자원봉사자로 활약할 어르신을 위해 이종한(80)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회장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 이종한(80)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회장. 이 회장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인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며 정책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시·군·구 센터 내방·전화 모두 가능

60세 이상 상담·맞춤형 일자리 제공

연내 전산회계 프로그램 보급·교육



"열정적인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저희에게 맡겨 주세요."

초고령 시대로 진입하는 우리사회, '노인 일자리 상실'은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이 갖고 있는 능력, 의지와 관계없이 취업문턱은 나이제한 등으로 높기만 하다.

이런 우울한 현실과 달리 경기도는 희망적인 움직임이 보인다. 노인의 취업성공사례가 한해마다 4자리 수를 기록하고, 지역과의 호흡도 활발하다. 움직임의 중심에는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가 있다. 연합회는 창립 이후 '노인의 역할 확대'를 목표로, 다양하면서도 색다른 정책을 펴고 있다.


# 경기도 어르신들의 '취업 길' 열리다

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노인인구는 143만을 넘어 초고령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노인의 사회적 위치를 그저 '나이 많은 사람'으로 여기는 문화가 있다.

이에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이하 연합회)는 노인의 역할을 확대할 각종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단체는 1969년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사회공헌을 위해 설립됐다.

연합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 '일자리'다. 연합회는 60세 이상 노인에게 취업 관련 상담을 하고, 일자리도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도내 44개 연회 지회 가운데 38개 시·군·구에서 취업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매년 전국에서 '노인취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될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낳고 있다.

노인의 취업 성공 사례만 봐도 지난해 5666명 등 2년 간 8178명에 달하는 수를 배출했다. 올해의 경우 8월 기준 2512명으로, 하반기까지 더하면 1만여명을 넘길 전망이다.

이는 설정된 목표를 다달이 갈아치울 정도의 규모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노인취업 전담업무'를 직접 위탁받은 연합회는 해마다 정부·중앙회로부터 일정 목표치를 부여받는다.

올해로 보면 1월 228.7%(718명), 2월 113.1%(355명), 3월 187.6%(589명), 4월 196.2%(616명), 5월 163.1%(512명), 6월 153.5%(482명), 7월 193.6%(608명) 등으로 달성했다.

1년 치 달성도는 2018년 164%(목표 3454명), 올해 171.9%(목표 2512명)를 기록했다. 우수한 성적에 따른 표창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사업평가회'에서만 성남 중원구와 수정구 센터가 '보건복지부 장관상', 화성시·의정부시·의왕시 등 센터는 '대한노인회 회장상' 등 무려 18개소나 수상했다.


# '맞춤형 일자리' 제공 … 이색 정책도

연합회는 노인들에게 한정된 직종이 아닌, '맞춤형'으로 일자리를 제공해왔다. 경비원·청소원·관리직부터 요식업과 체육시설에서의 서비스직 등 세분화돼있다. 시·군·구 취업지원센터 활동가는 노인과의 사전 1 대1 상담에서 개별 능력과 직종 파악은 물론, 고충해결도 돕고 있다. 상담은 전화, 내방 모두 가능하다.

노인들의 능력 개발을 위한 연합회의 색다른 시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연합회는 오는 12월까지 '전산회계 프로그램 보급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부분 노인이 컴퓨터를 접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한 해당 사업은 9626개 경로당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설치하고, 회계 전문 강사가 노인에게 교육을 해주는 내용이다.

사업 시행 이후 포천지역 경로당 노인들이 컴퓨터 사용법을 익히고 나아가 전산프로그램까지 구동하는 등 놀라운 효과가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노인이 소일거리 및 공동작업장을 통해 경로당을 자립적으로 운영하는 '생산적 경로당 사업'이나 재능기부 형태로 노인이 지역 환경개선 등에 나서는 '자원연계사업'도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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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희망하는 60세 이상 노인은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가 운영하는 창업지원을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다. 지역별 연락처는 아래와 같다.

▲수원시= 장안구 242-1377, 권선구 291-0849, 팔달구 245-2485, 영통구 206-8858

▲성남시= 수정구 747-6379, 중원구 623-4009, 분당구 704-2125

▲부천시(032)= 원미구 613-1666, 소사구 351-1918, 오정구 684-1508

▲안양시= 만안구 449-5955, 동안구 449-5944

▲안산시= 상록구 410-3623, 단원구 403-8787

▲용인시= 처인구 324-9696, 기흥구 282-2348, 수지구 266-0892

▲의정부시= 845-3783 ▲남양주시= 511-3223

▲평택시= 652-9443 ▲광명시(02)= 894-7701

▲시흥시= 311-3606 ▲군포시= 398-4009

▲화성시= 353-0205 ▲파주시= 943-1295

▲이천시= 635-5507 ▲구리시= 567-1919

▲포천시= 536-7888 ▲광주시= 761-4409

▲안성시= 673-5394 ▲하남시= 792-1530

▲의왕시= 452-1575 ▲양주시= 858-8475

▲오산시= 372-1772 ▲여주시= 884-1916

▲양평군= 774-2807 ▲동두천시·연천군= 863-0125


▲가평군= 582-6063 ▲고양통합센터= 914-6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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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한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회장
"노인복지, 전 세대에 지혜 공유할 기반 만드는 것"

"고령화는 노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인의 다양한 욕구를 활성화시키는 일은 노인은 물론 경기도민들을 위한 것입니다."

8일 이종한(80)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회장은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700만 노인 시대, 노인의 사회적 위치를 새롭게 다져가야 할 때"라며 이 같이 밝혔다.

2016년 제16대 연합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많은 목표 가운데 '노인의 역할 확대'를 중요시 하고 있다. 노인은 이제 지원만 받는 대상이 아니라는 철학이다.

취임 이후 그는 스마트 기술 교육을 통한 노인의 역량강화와 경로당을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등의 사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노인이 자신의 욕구를 펼치고, 지혜를 전 세대에 공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노인복지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며 "연합회가 일회성 지원보다도 노인이 자립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연합회는 노인이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도록 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 소통하도록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성공한다면 경기도에 엄청난 발전을 이룰 것"이라며 "연합회만 아니라 각종 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복지라는 용어는 아직 낯설고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정도로 노인의 사회적 위치가 자리 잡지 못했다"며 "세대와 소통할 기회가 사라지다보니 공감의 벽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도에는 9000여 개의 경로당이 있고, 노인의 활동에 힘이 되 줄 노인회가 있다. 현재 40만8866명의 노인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노인은 언제든지 우리에게 문을 두드리면 된다. 함께 문제를 극복하자"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마지막으로 "연합회는 추후 노인이 일자리와 여가활동을 펼 수 있는 노인종합복지타운 건립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노인의 위치를 새롭게 다져 경기도민에게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