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 7월15일부터 이틀간 인천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를 지도·점검한 내용이 취재결과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인천주민참여예산 집행이 근거 서류가 누락되는 등 불투명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일부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참여기관 심사 채점표가 사라지고, 사업별 결과보고서는 증빙자료도 없이 작성됐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제출 시한 두 달여가 지나도록 보고되지 않았다. 예비비 집행과 통장, 회계장부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앞으로 보다 정밀한 감사를 통해 인천주민참여예산 사업이 투명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도·점검 결과의 가장 큰 지적사항은 계획형 시범사업 참여단체 선정 채점표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참여단체들의 당락을 결정한 심사위원들의 개별 채점표가 없다는 얘기다. 어떤 단체가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아 선정되고 탈락했는지를 입증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사업별 계획서와 결과보고서에 있어서도 세부사항이 부족하고, 사업실적을 증빙할 수 있는 첨부자료도 누락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인천시에서는 참고자료나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쉽게 말해서 '쓸모없는 서류'라는 설명이다.
인천시 지도점검 부서는 계획서도 '작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작성됐다'며 '절차와 예산 산출근거를 구체화할 것'을 요구했다. 시와 사전협의 후에 사용해야 할 예비비도 협의는커녕 지원센터의 승인도 없이 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시는 지원센터운영규정에 따라 지난 7월23일 지원센터 측에 징계와 시정, 주의 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지도·점검에서 밝혀진 내용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이다. 참여단체 선정심사위원의 신분이 둔갑되고 개인과 단체가 뒤바뀐 사실은 확인되지도 않았으며, 선정된 참여단체도 심사위원과 특수 관계라는 의혹이 일고 있어서다.

인천시는 이 자료조차도 공개하기를 매우 꺼리는 분위기다. 숨길수록 오히려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부풀리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진실은 덮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천시 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