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자녀들과 인천지역 수사기관과의 악연이 햇수로 7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엔 '마약'이 있었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는 해외에서 구매한 변종 대마를 국내로 몰래 들여오려 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모(29)씨를 3일 오전 소환해 5시간여 동안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일 항공편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인천세관에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다.
이씨는 소변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고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의혹들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아직 구속영장 청구 등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올 4월에도 변종 대마를 상습 투약한 재벌가 3세들이 경찰에 구속된 바 있다.
인천경찰청 마약수사대는 관련 첩보를 입수해 SK그룹 3세 최모(31)씨와 현대가 3세 정모(28)씨를 연이어 구속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전달 20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은 상태다. 이들의 선고 공판은 오는 6일 열린다.

인천에서 재벌가 자녀들이 마약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천지검 강력부는 2013년 당시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운 혐의로 또 다른 현대가 3세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을 각각 적발한 바 있다. 이후 이들은 집행유예형을 받고 풀려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인천이 다른 국가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는 특성 때문에 마약 사건이 많이 적발되면서, 그만큼 재벌가 마약 스캔들이 딸려 나오는 비중이 높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병원 인천마약퇴치운동본부장은 "인천은 공항과 항만이 있어 마약 밀반입 사건 적발 건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 재벌가 자녀들의 마약 사건도 이런 특징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마약 사건은 단속도 중요하지만 치료와 재활 측면에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