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실 인천원당고보건교사


지난 2012년에 시작된 인천보건교사회의 해외 봉사활동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했다. 올해는 특별히 1986년 간호대학 시절 선후배 사이로 만나 보건교사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교직의 소중한 동반자 오미영 선생님이 인천시보건교사회장이 되어 추진한 봉사활동이었다. 인천시보건교사회장을 지낸 나는 봉사팀장으로 참여했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초등학교 근무 시절 제자와 중학교 근무 시절 제자도 함께 참여했다. 초등학교 제자들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일곱 번째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도 있었다.
지난해 베트남 한인회의 초청으로 실시된 제 7회 봉사활동에서는 학부모 교육이 매우 호응을 얻었다. 이번에도 학부모교육 전문가인 서현석 인천대안교육지원센터장을 강사로 섭외해 함께하게 됐다. 베트남 하노이 한·베가족협의회와 코윈학교 원장님과 긴밀한 연락을 하며 봉사에 필요한 물품, 프로그램, 교육 자료를 하나 하나 준비해가며 7월20~25일 4박6일간의 여덟 번째 인천시보건교사회 해외 봉사활동이 시동을 걸었다.
같은 달 20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제자 12명을 포함한 총 22명의 봉사단원들은 봉사물품과 각자의 짐을 부치고,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4시간 만에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했다.
한·베가족협의회가 토요일 봉사활동을 요청했기에 우리 일행은 하노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부지런히 짐을 찾아 봉사활동 장소로 이동했다.

봉사활동 장소엔 아이들과 학부모 등 80명가량이 모여 있었다. 개회식에 이어 우리가 준비해간 티셔츠, 손수건, 치약, 칫솔·손톱깎이 세트, 앞치마, 미역, 컵라면, 초코바, 물총, 과자 세트를 바나나가방에 넣어 전달했다. 열심히 준비한 중학교 제자들의 부채춤에 모든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이어 서현석 센터장이 자녀-부모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봉사활동의 막이 올랐다.
우리 측 부모들은 가족의 끈과 자녀교육 특강을 했고, 우리 봉사단 1명이 베트남 어린이 2명과 짝꿍이 되어 다채로운 봉사활동을 펼쳤다.

먼저 손씻기와 구강보건 교육을 했다. 이어 머리띠 만들기, 팔찌 만들기에 이어 봉숭아꽃 물들이기도 했다. 새끼 손가락과 약지를 봉숭아꽃물로 들이면서 봉사단원들을 곧잘 따라하는 베트남 어린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켜보면서 가슴 뿌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태국 후아힌에서 우리 아이들이 만든 금연 부채를 받아든 외국인들이 금연 캠페인에 적극 호응하면서 곧바로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홍보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엔 세계가 하나 되는 금연 캠페인에 다시 한 번 뿌듯함을 느꼈다.

"바로 이런 것이 나를 해외 봉사활동에 중독되게 만드는 거구나."
남편은 해외 봉사활동에 나선 나에게 "이제 그만 좀 하시지"라며 처음엔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주위 친구들 역시 방학 때마다 쉬지 않고 제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 "이해가 안 돼~"라며 손사래치곤 했다.
그러나 해외 봉사활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기대감과 뿌듯함, 봉사활동 하는 동안의 만족감, 봉사활동을 마친 뒤 변화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본다면 그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흐뭇함은 결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느 틈엔가 해외 봉사활동에 중독돼버린 나는 장차 교직을 떠난 이후에라도 해외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하게 될 것 같다. 제자들과 함께한 여덟 번째 해외 봉사활동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