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헌 성남문화재단 독립운동가 웹툰 총괄기획단장
33명 작가 '33인' 캐릭터로 그려내 … VR 접목 계획도

"독립운동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이도헌(53·만화가·사진) 성남문화재단 독립운동가 웹툰 총괄기획단장은 27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단장은 "독립운동가들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소명과 그 땅에서 살아가야 할 후손들에 대한 희망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면서 "독립운동사는 국난이지만 동시에 가족사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 "정한별 시인, 김진 만화가 등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재조명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면서 "그 후 100년 전 그분들과 운명처럼 맺어질 작가들을 직접 만나고 뜻을 같이 한 끝에 독립운동가 33인 이야기를 웹툰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성남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자문위원 위촉, 작가선정, 현장 답사, 웹툰 창작 등을 지원했다.
이어 독립운동가 웹툰은 8일 다음웹툰에 오픈돼 내년 1월까지 매주 1편씩 연재된다. 누구나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그는 독립운동가 웹툰은 만화가, 작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고 밝혔다.
"허영만, 김금숙, 김성희 등 만화가 33명과 스토리 작가 등이 웹툰 제작에 함께 했습니다. 허영만은 약산 김원봉을, 백성민은 백범 김구를, 오자유는 안규홍을 그렸습니다. 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남상목, 이명하, 한백봉 등 성남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삶도 담았습니다."

그는 작가들이 웹툰 작업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고 했다.
"올 초 작가들과 함께 중국 독립운동 유적지를 답사했습니다. 몇몇 작가는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이름없는 열사 무덤에서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작가들은 독립운동가 한 분 한분을 자신만의 색채로 그려냈습니다. 작가뿐 아니라 시민들의 높은 관심도 큰 보탬이 됐습니다."

그는 현재 한일 관계 속에 독립운동가 웹툰이 갖는 의미 또한 매우 크다고 했다.
"일본은 우리 국권을 침탈하고도 아직 속죄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오만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본에 무릎 꿇지 않고 있습니다. 웹툰이라는 콘텐츠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데 가치를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독립운동가 웹툰은 한국형 공공문화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이 웹툰은 단일 콘텐츠로 전국 최대 규모입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책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독립운동가 웹툰의 확장을 통한 해외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문화의 옷을 입어야 생명력이 지속됩니다. 그래서 독립운동가 웹툰은 그 주제의 정당성과 문화의 정통성이라고 하는 옷을 입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단장은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는 계속되며 정보기술(IT)과 융합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2차 독립운동가 33인, 3차 33인, 그리고 마지막 100인은 남북 작가 협업 형태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독립운동가 웹툰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IT와 접목할 생각입니다. 세계 각 나라마다 불의에 항거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독립운동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저항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문화 콘텐츠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독립운동가 웹툰이 그 초석이 될 것입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