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뭉친 흥부자들 "明賞 탔어요"
▲ 23일 열린 '제2회 50+ 액티브시니어 축제'에서 명상(明賞)을 수상한 대부도 솔내음 색소폰 동아리.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평균 나이 66세. 대부도에서 포도밭, 농사, 식당 등을 하는 주민 30여명이 음악 하나로 뭉쳤다. '대부도 솔내음 색소폰 동아리'. 주민들이 동아리를 꾸리기 시작한 것은 5년 전 주민자치센터에 색소폰 강습이 개설되면서부터다.

"음악을 워낙 좋아하니까, 악기 하나 배우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는데 센터에서 알려 준다고 하니 너무 좋았어요."

흥부자 어르신들은 센터에서 수업을 들을수록 색소폰에 푹 빠졌다. 수업에 참여하다보니 함께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에 친한 이웃들도 불러 모았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이자 수강생이 30여명으로 늘었다. 그렇게 대부도 솔내음 색소폰 동아리가 결성됐다. 연세도 있고 생업도 이어가야 했지만, 어르신들의 열정은 남달랐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기적으로 모여 연습에 연습을 이어갔다.

꾸준히 연습하며 갈고닦은 실력을 지역축제에서 처음 뽐냈다. 30여명이 한 음을 내기란 어려웠다. 소리가 들쭉날쭉하기도 했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상금 따윈 안중에 없었다. 연습한 실력을 한껏 발휘할 무대가 생기면 지체 없이 참여하면서 하나하나 호흡을 맞춰갔다. 그렇게 어느덧 5년이 지나 솔내음 동아리는 대부도 최고의 자랑거리가 됐다.

액티브시니어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동아리 막내이자 연습을 주도하는 조기열 악장을 통해서다. 대부도에 살고 있지만 수원으로 출퇴근을 하는 조 악장은 액티브시니어를 알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일주일에 1~2번씩 하는 연습에 참여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몸이 아파 연습에 못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팀원마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해 연습 시간을 맞추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팀원들은 축제를 위해 서로 격려하며 한 달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열심히 연습에 매진했다. 식당을 하는 주민은 음식을 가져와 연습 중간에 나눠 먹기도 했고, 포도밭 농장을 일구는 주민은 포도를 가져와 팀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팀원들은 이기겠다는 마음보다 서로 조화를 이루고 앙상블을 만들어 선보인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합주하면서 팀원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도 갖게 됐다. 단순한 연주를 해도 그 소리가 함께 모여 하나를 이루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회자로부터 '밝고 행복한 에너지 넘치는 상'인 명상(明賞) 수상자로 호명되자 팀원들은 "예상치 못했는데 수상까지 하게 돼 보람차고 뿌듯하다"며 연신 기뻐했다.

유재명(69)씨는 "열심히 연습했지만 상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잘 이끌어준 조기열 악장과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고 기쁘다"며 "앞으로 이런 대회가 있으면 또 참가하고 싶고 더 열심히 색소폰을 배울 것"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