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불법영업 철거 현장 방문
▲ 이재명 지사가 23일 양주시 장흥면 계곡 불법시설 철거현장에 대한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3일 양주시 장흥면 하천·계곡 일대 불법영업 철거 현장을 찾았다.
계곡·하천 불법행위 근절을 통해 내년까지 깨끗한 경기도 계곡을 조성하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 지사가 도착한 고비골에선 포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하천을 점유한 불법 시설물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이 지사는 "막상 철거 현장을 보니 상인들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얼굴이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난 업주와는 재치 있는 말로 분위기를 바꿨다. "오늘 도지사가 온다고 해서 포크레인 등으로 입구를 막고 시위를 할 줄 알았는데 반갑게 맞아 줘서 고맙다"며 업주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실제 불법 시설물 철거는 차분한 가운데 큰 마찰 없이 진행됐다. 이 지사는 고비골과 여울목의 철거 현장을 둘러보고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자진철거 비중이 높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주시 하천 불법 영업 행위는 7개 하천에 54곳이다. 이 중 53곳이 자진철거 중이고, 1곳은 고발 조치했다.
앞서 19일 도와 시, 불법행위자 간 '현장 간담회'에서 이달 말까지 하천구역 내 영업행위를 중지하고 자진 철거를 하겠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이 지사는 철거 현장과 현황을 보고 받은 뒤 석현리 마을회관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애로사항을 들었다.

그는 "미안하고 죄송하다. 내게 화를 내고, 멱살을 잡아도 좋다"며 "영업을 오래도록 했는데 갑작스러운 단속에 당황스럽고 힘들겠지만 규칙은 누구나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거 현장을 직접 보니 안타까움도 든다. 법이나 사회질서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함께 찾아가자"며 업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일부 상인들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곳에서 10만 원이면 가족들이 온종일 기분 좋게 놀고 돌아간다"며 "한 번에 내몰아 버리면 살길이 없어진다. 불법시설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이 지사는 "유예기간은 지금까지 수십 년을 줬다. 계속해서 미루다가는 서로에게 아픔만 준다"며 "유예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상인들을 설득했다.
상인들은 이 지사의 강경한 입장에 한발 물러섰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방문객들이 계곡에 드나들 수 있는 계단 등 추가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과 함께 하천부지 사용을 늘려 점용허가를 통해 세금을 내고 합법적으로 장사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냈다.
이에 이 지사는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은 공공이 설치해야 한다"며 계곡에 입장할 수 있는 계단 등 시설물 설치를 추진할 것과 상인들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합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을 현장에서 지시했다.

잠시 격양됐던 간담회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으려 노력하는 등 대체로 차분한 가운데 마무리됐다.
한편, 이 지사는 1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경기도 내 하천을 불법점유하고 영업하는 행위가 내년 여름에는 한 곳도 없도록 해야 한다"며 '하천 불법점유 영업행위'에 대한 엄중 대처를 특별 지시했다.
'단속'에 그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정비'를 1년 안에 완료해 내년까지 불법행위 없는 깨끗한 경기도 계곡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글·사진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