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섭씨 체육학과 석·박사까지 취득…"전통문화 알려야"
공연전문·다양화한 장애·빈곤·국제교류 계승 세가지 비전

"우리 고유문화인 택견을 보존하고, 알리고 싶습니다"

도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 인천 동구에 택견을 전수해주는 체육관이 있다. 손짓과 발짓에 우리의 얼이 담겨있는 택견은 대한민국 전통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이다.

정명섭(43·사진)씨는 동구 금곡동에서 택견 전수관 어울푸름을 운영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로 택견과 인연을 맺은 그는 인천에서 '택견 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길을 가다가 택견이 무형문화재가 됐다는 현수막을 봤어요. 그 현수막을 보자마자 택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원역에 근처에 있는 전수관으로 바로 가서 배웠죠."

택견을 시작한 정씨는 택견을 비롯한 무도 전반에 대한 내용을 깊이 공부하기 위해 용인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체육을 전공했고,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택견을 하는 사람 중에 전문적으로 공부를 한 사람이 없었어요. 저는 학문적으로 택견을 보전하고, 전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대학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태어나고 자란 곳인 동구에서 작은 택견 전수관을 운영한다. 정 씨의 택견에는 '장애, 빈곤, 국제교류' 세 가지 비전이 있다. 택견을 전문화 시키고, 다양화해 장애를 갖거나 어려운 이웃, 해외동포들에게 계승 발전시키고 싶은 바람이 담겼다.

하지만 택견 하나로만 우리 사회에서 버티기란 쉽지 않았다. 택견 발전에 힘쓰고자 2011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해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택견의 무한한 가능성을 봤어요. 예부터 내려온 소중한 전통문화이자 문화유산인 택견을 고급화시키기 위해 노력과 재미를 더했습니다. 전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관공서, 학교 지역 문화축제 등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어요."

끊임없이 학문적인 공부도 이어가고 있다. 택견, 씨름, 태권도 등에 사용되는 전문 언어를 북한과 비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남북 상황이 나아지면 스포츠 교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해 스포츠 용어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계에서도 아직 발표한 적이 없어 학계에 발표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