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오나이다(Oneida)는 미국 뉴욕주 북서쪽에 위치한 인구 1만여명에 달하는 소도시다. 과거 미국 중화학 공업과 제조업의 중심지역이었던 뉴욕주 북서쪽은 로체스터와 버팔로 같은 공업도시들의 굴뚝에서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대표적인 흑향(黑鄕)이기도 했다. 오나이다에는 고급 포크나 나이프를 만드는 미국 최대의 회사가 있어서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오나이다를 식기류와 연결시켜 생각한다. ▶필자가 대학졸업반 때 미국정부 초청으로 3개월 동안 미국을 순방하면서 오나이다의 미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었다. 주인 허버트 칼베트 씨는 로타리클럽 임원이었는데 초급 영어실력 정도의 필자에게 로타리클럽에서 월남전에 대한 견해와 한국의 여론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극구 사양했지만 버티지 못하고 40여명의 로타리 회원 앞에서 짧은 영어로 연설했던 기억이 새롭다. ▶다음날 오나이다 시내에 나가니 많은 사람들이 오늘 아침 신문에서 월남전에 대한 연설을 잘 읽었다며 인사를 건네왔다. 그중 몇몇 사람은 "하이! 미스터 신"하면서 반가워하는 것을 보며 지방 신문의 역할과 영향력에 새삼 놀라기도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반세기가 넘은 오늘날에도 오나이다의 인구는 큰 변화가 없고 일간지 오나이다 디스페치는 매일 2천부씩을 발행하고 있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종이신문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크고 작은 신문들의 위기도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1970년까지만 해도 1748개에 달하던 일간신문이 오늘날은 460개가 폐간되어 1286개가 남아있고 총 발행부수는 1985년도의 절반 수준인 3100만부로 줄어들었다. ▶지난주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미네소타주의 인구 2000명의 소도시 와로드의 주간지 파이오니어가 창간 121년만에 폐간한 뉴스는 미국 전역으로 전파되었다. 한주에 1100부를 사장 포함 4명의 기자들이 발행해왔지만 독자수와 광고수익이 줄어들어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을 뜻있는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있었다. 타운홀 미팅과 함께 미국 민주주의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일간지와 주간지가 15년 동안 2000여개나 폐간되었다는 것이다. 시카고와 필라델피아의 역사와 전통 있는 일간지들도 문을 닫았다. 종이신문의 퇴조에 편승하여 권위있고 전통 있는 신문들까지 '가짜뉴스 생산자'로 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