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타악 놀이극 '드림 스케치'
눈높이 맞춘 연기로 환경문제 교육
빠른 전개·흥겨운 연주에 몰입도↑
"웬 잔소리야" 등 거친 대사는 아쉬워
▲ 어린이 명랑 타악 놀이극 '드림스케치'의 한 장면.

"처음엔 날 갖고 싶어 안달이더니 유행지났다고 개울에 던졌어." "맥주 쭉 들이켜더니 구겨서 내동댕이 치던데."

온갖 쓰레기로 오염된 한 개천에서 구형 휴대폰과 찌그러진 맥주캔이 신세를 한탄한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들의 이야기 '드림스케치'가 20일 오전 11시 인천서구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이 주관해 여름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기획된 드림스케치는 '명랑 타악 놀이극'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환경오염이라는 주제를 '국악 난타'에 접목시켜 흥을 돋우었다.

등장인물은 아이들과 다시 놀고 싶은 오리 장난감 '오리꽥' 아줌마, 재활용을 꿈꾸는 맥주캔 할아버지 '비틀캔', 버려진 어린 강아지 '푸들멍', 물에 젖은 휴대폰 '풍덩폰' 등 모두 버려진 폐품이다. 개천에서 모여 사는 이들이 천재 음악가 인간 '두두리'를 만나 무서운 너구리 '넝쿠리'의 방해를 이겨내고 꿈을 이루는 내용이다.

아이들 대상인 만큼 환경문제에 대한 교육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극 중 폐품들은 함부로 버려져 우울한 삶을 살고 있으며 자신들로 인해 개천이 더럽혀졌다는 자책도 한다.

극단 스위트 드림(Sweet Dream)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연기로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연기자들은 종종 무대 아래로 내려와 아이들에게 다가가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어린 아이들이 자칫 길게 느낄 수 있는 1시간이지만, 빠른 극전개와 흥겨운 타악 놀이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온 단체관람 관객이 많았다. 3~6세 아이들이 극에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비틀캔'이 오리꽥 아줌마를 향해 했던 "마누라도 아닌데 웬 잔소리야", "엉덩이 흔드는 소리가 들리네"라는 등의 대사는 아이 대상 연극에 어울리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