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유지 규정도 신설
전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9년 만에 '학교'에 한정한 학생인권 보호책임과 역할을 학교 경영자, 교장 등으로 나눠 구체화했다. 또 학생인권옹호관의 비밀유지 의무 규정도 신설했다.
2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최근 경기도의회에서 통과돼 지난 6일자로 공포됐다.

2010년 10월 경기도에서 처음 공포된 학생인권조례는 체벌 금지, 강제 야간 자율학습 및 보충수업 금지, 두발규제 금지 등 당시 관행을 깨는 파격적 내용이 담겨 교육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경기도를 신호탄으로 광주, 서울, 전북교육청 등이 잇따라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번 학생인권조례 일부 개정안은 학생인권 옹호를 위한 학교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기존 조례 6조(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3항 '학교와 교육감은 따돌림, 집단 괴롭힘, 성폭력 등 학교 폭력 및 체벌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개정을 통해 '학교와 교육감은'이 '교육감, 교장 등은'으로 바로잡히는 식이다.

이 밖에도 학생 인권침해 사안 조사를 담당하는 학생인권옹호관과 경기도학생인권심의위원회 위원은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항에 대해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또 학생인권옹호관은 인권침해사건 처리 결과를 경기도학생인권심의위원회와 교육감에게 분기별로 보고해야 한다는 새로운 역할도 부여됐다.

경기도의회 제1교육위원회 이철희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개정 조례안은 학생인권에 대해 역할과 지위에 부합되도록 '학교' 등 무생물 주체를 교장 등 업무수행자로 고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