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동 前 광주초월읍 농촌지도자협의회장
"국경일만큼은 게양하길" 10년째 보급 힘써 '대통령표창'받기도

"최소한 국경일만큼은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를 게양했으면 좋겠습니다."

19일 오전 광주시 퇴촌면사무소에서 만난 이주동(68·광주시 초월읍 대상1리·사진) 전 광주시초월읍농촌지도자협의회장은 최근에는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찾아 볼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태극기전도사로 불리는 이 회장은 사비를 들여 10여년동안 태극기 2만여개를 보급해 화제가 된 인물. 2년 전에는 물려받은 건물까지 팔아 태극기 보급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이 태극기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40여 년간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서 비롯됐다.
특히 24대째 광주이씨 집성촌인 광주시 초월읍 대상리 일대(일명 대쌍령)에 태어나 살면서 인근에 있는 정충묘(병자호란 때 쌍령리 전투에서 전사한 장군 다섯 분을 모시는 사당)를 관리하면서 애국심과 국가관이 더 커졌다고 한다.

그동안 마음속에만 있었던 이 회장의 태극기 사랑은 15년 전쯤 실천에 옮겼다. 그동안 맡아오던 마을 이장 직을 그만두면서 사비를 털어 태극기 100개를 마련해 초월읍소재지에 나눠주었다. 이후 환갑에는 하객의 답례품으로 타월 대신 태극기를 나눠주었다.

"집에서 저보고 미쳤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태극기로 수의를 지어서 입고 가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 회장의 태극기 보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광주시 노인회체육대회에 태극기 2000개, 농협 축협 지역단체 등에 보급해 오고 있다.

또 태극기와 태극기 문양의 배지는 물론, 3·1절에는 차량게시용 태극기까지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집 커튼도 태극기로 설치했으며, 1년 365일 자신의 집에 게시하고 있는 태극기가 무려 10개다.

이러한 이 회장의 태극기 사랑이 알려져 2016년에는 국회 윤리위원장상을 수상하고, 2017년 12월에는 대통령표창(국가상징)을 받았다.

"상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옛날에 태어났으면 독립군이 됐을 겁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러지 못해서 태극기 보급으로 이를 대신하려고 합니다."

길을 가다 자신이 보급한 태극기가 게양돼 있을 때가 가장 보람이 있다는 이 회장은 학교에서 미래 이 땅의 주인인 학생들에게 태극기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광주=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