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하철 1호선 개통, 1999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다. 기원전 117년, 로마제국은 동쪽의 카스피해 연안에서부터 서쪽의 에스파냐(스페인)까지, 북쪽으로는 지금의 영국인 브리타니아에서 남쪽 북아프리카까지 그 영토를 넓혔다. 그리고 길을 만들었다. 로마를 중심으로 방대한 식민지를 이어주는 도로를 사방으로 뻗어 나가도록 연결했다. 길은 나라와 나라, 도시와 도시,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이었다. 그 결과 로마는 인류 역사상 문화와 예술이 가장 번성한 제국을 건설했다.

오늘날의 길은 바닷길과 땅의 길을 넘어 하늘길까지 확장해 세상과의 연결을 가속화 한다. 길은 도시와 문화, 사람을 잇는 것은 물론 갈등과 단절을 넘어 소통으로 가는 물리적인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1899년 9월18일, 철도부설권을 넘겨받은 일본에 의해 경인철도가 개통했다. 올해로 딱 120년이 되었다. 제물포에서 노량진 구간 33.2㎞의 철길로 시속 30㎞ 남짓의 느린 증기기관차였지만 제물포에서 한성까지 1시간 30분 만에 주파했다. 이 화륜거(火輪車)를 한번 타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 때처럼 몰린 건 당연지사다.


그리고 120년이 지난 지금, 인천으로서는 가히 교통혁명이라고 할 만한 GTX-B노선의 예타(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잇는 연장 80㎞의 이 철도는 최고 시속 180㎞로 서울까지 20분대 주파가 가능하다. 이 철도가 열리면 인천은 세계와 연결하는 하늘길, 바닷길에 이어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을 관통해 경기 서북부를 잇는 새 길이 열린다. 어쩔 수 없이 일본의 자본과 기술로 개통했던 경인철도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당당한 대한민국의 힘으로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GTX의 시대가 하루빨리 열리길 기대한다. 이제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 ALL WAYS INCHEON.

/포토저널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