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억단위 들어
공방 불가피
인천 남동구가 세미프로급 축구단을 만든다는 계획을 갑작스레 내놔 이 사업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가 매년 억 단위 운영비를 보조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의회조차 모르던 사업이라 입법예고 된 관련 조례를 두고 의회와 집행부 간 공방이 예상된다.

남동구는 지난달 22일 '남동구 구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 했다고 18일 밝혔다.
구민축구단은 K3리그 참가를 목표로 만들어진다. 축구리그는 프로리그인 K1~2, 세미프로리그 K3~4, 동호인리그 K5~7으로 분류된다.

애초 구는 축구단을 직영으로 만들려 했지만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K3·K4 리그에 참여하려면 구단을 독립법인 형태로 지배구조를 전환토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이에 '㈜남동구 구민축구단'이란 법인이 최근 설립됐고 법인 대표는 최승렬 인천유나이티드 전 단장이 맡고 있다는 게 남동구 설명이다.

입법예고 된 조례에는 구가 축구단에 운영비를 지원할 근거가 담겨 있다. 축구단 운영에는 매년 10억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추계되며 구는 이 중 절반인 5~6억원을 매년 지원한다.

이처럼 억 단위 고정비가 투입되는 사업이지만 입법예고 전까지 의회는 모르던 분위기다. 올 초 구가 의회에 제출한 2019년도 주요업무보고 자료와 지난 6월 1차 정례회 당시 제출된 주요업무보고 자료에도 이 사업은 빠져 있다.

남동구의회 총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신동섭(구월2·간석2·3동) 의원은 "(입법예고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사업이다. 막대한 예산이 들고 한 번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사업을 의회 보고도 없이 추진한 건 집행부가 여당인 의회를 믿고 밀어붙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개일 남동구 문화관광체육과장은 "축구계 요청이 있었고 경기도 외 수도권에는 K3 구단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우리 구가 유소년축구단이 있는 등 창단 조건이 좋았다"며 "처음하는 사업이라 시작부터 공개하면 진행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K3리그는 '어드밴스'(ADVANCED)와 '베이직'(BASIC) 리그로 다시 나뉜다. 어드밴스에는 경주·김포·시흥시민축구단 등 12개 팀이, 베이직에는 고양·울산·전주시민축구단 등 8개팀이 활동 중이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