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JAPAN'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74주년 광복절을 맞았다.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인 14일에는 1400회째의 수요집회도 대규모로 열렸다. 광복절은 우리에게 기쁘면서도 슬픈 기념일이다.

74년 전 이 날, 온 민족이 가혹한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한편으로는 일본 제국주의가 남긴 상흔이 너무나 깊어 74년이란 세월이 흐르고서도 다 아물지 않고 있다.

그 아픔과 상처들을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인천시립박물관에 전시된 몇 점의 그 시기 유물들만으로도 그 고통의 세월이 새삼 되새겨진다. 대한해협의 파도가 다시 거칠어지는 요즘같은 때일수록 우리는 광복절이 던지는 역사의 교훈을 새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인천시립박물관이 올해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의 수난을 증언해 주는 소장 유물 9점을 공개했다고 한다. 일제는 전쟁 물자동원을 위해 우리네 부엌의 놋그릇이나 숟가락까지 빼앗아갔다. 그를 대신해 보급한 사기그릇에는 '결전(決戰)' '공출보국(供出報國)' 등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누구를 위한 결전이고 보국이란 말인가.

유물 중에는 소위 '애국반' 기관지도 보인다. 1938년 일제는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전시 인적·물적 자원을 통제하기 위해 국가총동원법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가구수 10호 단위의 애국반이 만들어진다. 일제는 이 세포조직을 통해 전시물자 공출은 물론 징병, 징용 등의 수탈을 패망 때까지 계속했다.

함께 공개된 민적 관리서 역시 그들의 전쟁터에서 총알받이가 될 조선의 청년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유물 중에는 창씨개명을 한 조선인이나, 인천육군조병창에서 전쟁무기를 생산하느라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린 조선인들에 준 상장도 보인다.

이 유물들이 던지는 교훈은 무엇인가. 바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은 이미 그 300년 전에도 일본의 침략으로 수많은 백성들이 도륙당한 바 있다. 그러고서도 역사의 교훈을 망각했다.

백범 김구는 해방된 조국에 돌아와 제일성으로 '자강불식(自强不息)을 강조했다. "동포들이여, 또 한 번 역사의 패배자가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마음을 굳세게 다지며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