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고양시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였다. 이날 행사는 지금 우리나라가 일본과 경제전쟁 중인 시기에 매우 의미 있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1954년 3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 일본인이 한국 땅을 밟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인 입국금지를 선언했다. 해방 이후 첫 한일전이지만 이 대통령은 치욕적인 일본식민지 시절을 떠올리며 일본의 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때문에 대회가 한국이 아닌 일본 메이지신궁 경기장으로 변경됐지만 이 마저도 이 대통령이 우리 선수들의 일본 입국을 불허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고 한다.

이후 주변의 설득과 "일본에 패하면 모두 현해탄에 빠지겠다"는 선수들의 각서가 이 대통령을 움직여 어렵사리 역사적인 한일전이 열렸다.

당시 시모노세키 항에 훈련차 정박해 있던 우리나라 해군 함정 병사들도 이 경기장을 찾아 태극기를 흔들었다고 한다. 이 또한 해방 이후 일본에서 처음으로 태극기가 게양되고 휘날리게 된 사례였다고 한다. 국가대표 골키퍼로 출전한 홍덕영 선수가 "그날의 첫 한일전 경기는 마치 전쟁을 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말은 당시의 경기장 분위기를 새삼 짐작케 한다.

3월7일 열린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을 5대1로 대승한데 이어 2차전을 2대2로 비기며 총득점 7대3으로 일본을 대파해 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이것이 한국이 일본을 처음으로 이긴 경기로 기록됐다.

요즘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전쟁을 보면 1954년 선수들의 각오를 되짚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처럼 일본이 과거 36년 동안 한반도를 침탈과 식민지로 유린했지만 이제는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질 수 없다. 물론 반일감정에 치우쳐 국수주의와 민족주의에 빠져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내놓으며 현해탄을 건넌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