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전철역 본-지선 갈등
일부 온라인 욕설등 감정싸움
연합회 탈퇴 … 단체시위 나서
"대립 극에 달해 중재필요 상황"

10여년 세월 뭉쳤던 수원 광교신도시 주민들이 최근 서로 갈라서 집단이 쪼개지는 등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철역' 문제가 원인이었다.

일부 주민은 도가 지나친 표현으로 공격 하는 등 갈등이 극에 달해 정부나 지자체의 중재가 필요해 보인다.

13일 주민 등에 따르면 수원시 이의동 일대 웰빙타운은 2011년 광교신도시 건설과 함께 조성됐다.

산 속에 있고, 주민 세대가 많지 않다.

이런 특징에 웰빙타운은 일반적인 신도시와 달리 주민 간 유대관계가 끈끈했던 곳으로 꼽혔다. 마을 발전 등을 위한 주민 움직임도 상당히 활발했다.

실제 조성 이후부터 웰빙타운에는 '학교 설립', '아파트 단지 주변 묘지', '도로 소음', '공사 안전', '편의시설 부족' 등 각종 문제가 계속 터졌다.

이때마다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 입주하지 않은 예비 주민까지 모두 한 마음으로 부당함을 알리는 등 해결에 나서곤 했다.

2013년 불거진 '고속도로 건설' 현안에 주민 결속력은 더 강해졌고, 앞서 1~2기에 걸쳐 있던 단체를 통합하고 정리한 '웰빙타운총연합회(이하 연합회)'가 2016년 출범했다.

하지만 전철역을 둘러싼 논란이 상황을 뒤집었다. 올해 3월 주민 일부가 '신분당선 연장사업(2단계)'에서 계획된 역사 변경을 요구하고 나선 것.

해당 사업 광교~호매실을 잇는 약 11㎞ 구간의 시작이 광교중앙(아주대)역이다.

다음역인 광교(경기대)역은 본선에서 잘려나간 '지선'이 될 전망이다.

일부 주민은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으나 연합회는 회원 투표결과, 타 지역 갈등 등을 고려해 '주민 요구에 반대하지 않지만, 동참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 뒤 마치 주민이 각각 대립하는 듯 모양새가 형성되더니, 연합회에 가입한 단지가 이탈하는 등 이들 사이에 금이 갔다.

연합회를 탈퇴한 주민과 웰빙타운 남쪽 캠퍼스타운 주민들은 5월 '웰빙캠퍼스타운총연합회'를 꾸려 단체시위 등에 나섰다.

이 단체에 가입한 단지 수는 10개 정도다.

그러나 지금의 연합회에 있는 2개 단지는 합류할 의사가 없음을 알리고 있다.

사실상 주민 단체가 통일되지 않고 둘로 나눠진 셈이다.

주민끼리 다른 의견을 보이는 건 정상이지만, 문제는 감정싸움으로 번질 우려다.

최근 일부 주민이 온라인 카페 상에서 욕설 섞인 비난을 하는 경우가 목격되고 있다.

"당신 자식도 똑같이 살게 뻔하다"는 등의 비난 글을 본 기존 연합회 회장이 지난달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회장 직을 내려놓는 일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한쪽은 맞고 다른 쪽은 틀린 게 아닌데, 워낙 예민한 사안인지 주민 간 화합은커녕 생채기만 남고 있다"며 "갈등 유발의 책임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업을 추진한 정부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