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오후 6시 수인선 남동인더스파크역. 남동산단 노동자들이 빗속에서도 퇴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가산디지털단지역 작년 출근 시간대 승하차 1위

남동산단 수인선 개통 뒤수송인원 꾸준히 증가세

역세권, 구조고도화 유리철도 접근성 향상 숙제로


출근 시간대(오전 6~9시) 서울에서 가장 많은 승객이 내리는 역은 줄곧 2호선 강남역이 차지했다.

평일 아침 강남역 빌딩 숲 사이를 누비는 넥타이 부대 행렬은 직장인 출근길을 대표하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서울 출근길 동향에 변화가 찾아왔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서울시 직장인의 출퇴근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보면, 전통적으로 출근 시간대 하차 인원 숫자 1위던 강남역은 지난해 5위로 하락한 대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이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10년 전인 2008년만 해도 가산디지털단지역은 출근 시간대 하차 인원 상위 10위 수준이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관문인 가산디지털단지역의 이런 수송 인원 증가세는 서울 산업단지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인천 대표 남동산단 '남동인더스파크역' 5년 새 하차 승객 50% 증가. 아직 갈 길 멀어

남동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에서 20년 가까이 일해온 김준혁(45)씨는 3년 전부터 '지하철 출근족' 대열에 합류했다. 인천 서구 석남동 김씨 집 근처에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하면서 직장이 위치한 수인선 남동인더스파크역까지 버스 환승 없이 갈 수 있게 됐다.

그는 "그전에는 자동차로 출퇴근해 아침마다 주차하느라 전쟁이었다. 그거 피한 게 제일 좋지 않나 싶다"며 "특히 수인선이 인천역까지 연장되면서 남동산단을 거쳐 가 젊은 인력 유입 면에서 확실히 산단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남동인더스파크역 6월 한 달 하차 인원은 개통 다음 해인 2013년 4만3559명에서 2018년 6만5116명으로 5년 동안 50%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 6월 5만6405명, 2016년 6월 6만6142명, 2017년 6월 7만3016명을 기록하는 등 거의 해마다 증가세다.

수송 인원 증가세는 눈에 띄지만 그렇다고 가산디지털단지역처럼 지역 도시철도 무게 중심을 뒤흔들 정도는 아직 아니다. 예를 들어 7호선 굴포천역은 환승역이 아닌데도 2018년 6월 하차 인원이 28만6427명이다.

같은 기간 남동인더스파크역의 4배를 넘는 수치다. 더군다나 2016년 소속 노동자가 11만1723명인 거대 규모 남동산단이다. 일일 평균 하차 인원 2205명(2016년 6월 6만6142명÷30일)으로는 존재감 언급하기 이른 시기다.

다만, 남동산단 재생 사업을 성공으로 마무리한다면 앞으로 남동인더스파크역 수송 인원 상승세는 지금보다 가파를 거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인천시는 올 하반기부터 일자리·경제분야 역점사업으로 남동산단 재생사업과 바이오헬스밸리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 산단 12곳 중 역세권 5곳까지 늘어. 역 주변 시장, 스스로 구조고도화

국가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포함해 모두 12곳 인천지역 산업단지 중에서 공장 위치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직선거리로 3㎞ 이내에 도시철도 역이 있는 경우는 남동산단까지 5곳 정도다. 인천 도시철도 1호선 '갈산역'을 끼고 있는 한국수출국가산업단지(부평·주안)는 그 선두 주자 격이다. 1999년 인천 1호선이 개통하면서
갈산역이 한국수출국가산업단지 부평권역과 인접하면서 산단 구조고도화를 이끌기도 했다.

지난달 기준 산업단지공단에 등록돼 있는 한국수출국가산업단지 부평권역 내 지식산업센터(과거 아파트형공장) 3개 중 2개가 갈산역과 불과 100m 이내다. 잠실야구장 6배 면적으로 인천 최대 규모인 A지식산업센터로 갈산역 주변에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인천 1호선 라인에 2009년, 2014년 각각 문을 연 '지식정보단지역', '청라국제도시역' 인근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와 인천서부일반산업단지도 '역세권 산단'으로 꼽힌다. 검단일반산업단지도 2016년 인천 2호선이 개통되면서 '검단오류역'과 연계교통이 이루어졌다.

▲인천 신규 산단 도시철도 접근성 확대 숙제

자치구 단위 전국 최초 산업단지인 서운일반산업단지가 지난해 말 준공되면서 '베드타운' 인식이 깊던 계양구는 신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서운산단에서 큰길 건너면 바로 부천이라 인천지역 색깔을 살리기 위해 1~2㎞ 떨어진 인천 1호선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서운산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서운산단은 인천 방면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에 막혀 오히려 부천오정물류단지, 부천테크노파크 등 부천지역 산업 시설과 연결고리가 있다. 인천시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승객이 많은 임학역, 계산역, 작전역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라국제도시 내 준공 예정인 IHP도시첨단산업단지는 인천 2호선 '가정역' 접근성 향상, 서울 7호선 개통 현실화가 사업 성패를 좌지우지할 숙제로 남았다.

실제로 IHP 도시첨단산업단지 부지 내 분양 예정인 지식산업센터들은 주요 경쟁력으로 7호선 청라연장사업을 들고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