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가 내달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받게 되자 뒤숭숭한 분위기다.

감사원은 포천시체육회 직원 공금횡령 등 시 행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체육회 문제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13일 시에 따르면 포천시체육회 직원 A씨가 시 보조금 3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6월4일 구속됐다.
<인천일보 6월6일자 19면>

이에 시는 5월1일부터 29일까지 체육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A씨는 지난해 8월22일부터 올 4월26일까지 총 29개 통장에서 224회에 걸쳐 3억7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22일부터 올 1월까지 6개 통장에서 1억2260만원, 2월부터 4월24일까지 23개 통장에서 2억4740만원을 인출했다.
대부분 체육회 인건비, 운영비, 퇴직금 등으로 올 1월부터 4월까지 집중됐다.

시 감사담당자는 "정산을 제때 했다면 횡령은 막을 수 있었다. 감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시의회도 6월 행정사무 감사에서 체육회 문제를 집중 다뤘다.

송상국 의원은 "경찰 수사로 시민 혈세 3억7000만원을 횡령한 직원이 구속된 마당에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와 체육회는 지금까지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관리감독인 담당 공무원의 처벌도 솜방망이로 그쳤다. 시는 5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담당 공무원 5명에 대해 징계(주의·견책·경고)를 내렸다.

상황이 이러자 감사원이 시 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달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 총 17건의 감사를 받았다. 감사원 13건, 경기도 4건이다. 지난해엔 감사원 27건, 경기도 9건, 행안부 1건 등 총 37건이었다.

시민 김모(47)씨는 "체육회 공금횡령 사실이 알려진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는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감사원의 정확한 조사와 함께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체육회에서 횡령 금액을 시에 반납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다. 현재로선 해결책을 찾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