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애호가 '제조 노하우' 기록
탄생 과정·스타일·품평도 담아
▲ 전영우 지음, 노란잠수함, 328쪽, 1만9800원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맥주의 역사와 맥주가 문명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고, 수제 맥주의 다양한 스타일을 이해하고, 더불어 누구나 직접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정리해 수록했다. 사랑하고, 알게 되고, 새롭게 보게 됐다면, 궁극적으로 정말 새로운 나만의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실질적 지침서가 될 것이다." (프롤로그 '맥주를 알아간다는 것' 중에서 19쪽)

<수제 맥주 바이블>은 열혈 맥주 애호가인 지은이가 오랜 동안 맥주를 사랑하고 연구하고 즐겨온 것에 대한 정갈한 노하우 기록과도 같다. 이 책을 통해 맥주 애호가들은 취미 또는 실용적 요소를 넘어 맥주를 둘러싼 인문학적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게 되고, 일반 독자들은 미처 맥주에 대해 알지 못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만나며 감탄하게 된다. 천편일률적인 캔맥주가 아닌, 나만의 수제 맥주를 직접 간단히(?) 만들어 마시고픈 욕망이 있다면 얼른 이 책을 펼쳐야 옳다.

'PART 01 맥주의 역사'는 우리 인류의 조상이 첫 음주를 감행하고, 결국 농경사회를 이루면서 맥주를 만들어 마시게 된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홉을 사용하면서 확연히 달라진 중세 유럽의 맥주 맛과 새로운 효모를 발견하면서 시작된 라거의 득세, 그리고 독일의 맥주순수령과 수제 맥주의 상징적 존재가 돼버린 IPA의 탄생 일화까지 우리가 맥주를 사랑하기 위해 알아둬야 마땅한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

'PART 02 맥주가 바꾼 세상'은 맥주를 둘러싼 기막힌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맥주를 통해 이성의 호감을 살 수 있다는 '맥주 안경'의 실험 결과가 설득력을 전달하고, 소설 <반지의 제왕> 한글 번역서에서 단순히 '술'로 통칭되어 아쉬움을 샀던 에일 맥주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할 수도 있다. 전쟁터에 나선 병사들을 위해 맥주를 실어 날랐던 '플라잉 펍'과 기네스북도 담지 못했던 기네스 맥주의 탄생에 대한 비화도 독자의 인문학적 재미를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PART 03 맥주의 스타일과 종류'는 에일과 라거, 람빅 등 발효 방식에 따른 맥주 종류에 대한 설명은 물론 영국과 아일랜드, 독일, 벨기에, 미국 등 주요 맥주 생산국별 맥주 종류와 일본, 중국,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맥주에 이르기까지 그 특징들과 맛에 대한 품평을 곁들였다.

'PART 04 집에서 수제 맥주 만들기'는 드디어 내 집에서 간단한 레시피와 곁들여 수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가 눈여겨봤던 우리나라 수제 맥주 양조장과 펍에 대한 소개도 덧붙였다. 낯선 맥주 전문용어에 대한 지침은 따로 챕터들을 만들어 붙여두어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상식은 그만큼 폭넓게 늘어난다.

전영우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컨신대학교 언론학 석사와 서던미시시피대학교 언론학 박사를 거쳤으며, 오랫동안 인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일했다. 한국광고학회 이사와 인천대 국제교류원장, 인천광역시 국제교류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수제 맥주 바이블> 출간 기념으로 저자와 함께하는 '한 여름밤의 인맥(인천서점+맥주) 토크콘서트'가 16일 오후 7시30분 인천아트플랫폼 H동 1층에 있는 인천서점에서 열릴 예정이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