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육로 연결 돼 이동 통제하는 데 한계
전 지역 체류 허가하고 중국 등 국가한정 둬야

대한민국 여권파워에 발맞춘 사증제도 개선이 요구되는 가운데(인천일보 8월11일자 1면) 지역을 비롯한 온라인 등에선 이미 영종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사증면제(무비자) 제도 도입 여론이 일고 있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올 4월 취임 당시 세계적인 국제공항을 갖춘 영종국제도시에 무비자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공항경제권을 현실화하는데 민간인 비자면제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지역만이라도 규제없는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면 글로벌 허브공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인천공항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영종국제도시에 우선적으로 무비자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번지고 있다.

지난 7월26일 올라온 한 게시글에는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산업 발전과 국민들의 일자리 창출, 소득수준 향상을 위해 공항 환승객과 주변 복합리조트, 무역 및 MICE 산업의 최적화된 환경과 여건을 갖춘 영종국제도시부터 무비자제도를 최우선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인천시의원 중에도 인천공항 및 공항에어시티 활성화를 위해 영종국제도시에 국한해서 선도적으로 1개월 체류무비자 추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영종국제도시에만 국한된 무사증제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도와 달리 영종도는 서울 및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데다 육로로 연결돼 있어 외국인들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영종에만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사증면제가 필요하다면 필요한 국가에 선도적으로 대한민국 전체에 체류를 허가하도록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더욱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타지역과 국가 사례를 통해 무사증제도의 도입 범위와 경제적 효용성의 면밀한 검토도 요구된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무사증제도를 도입한 제주도의 경우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객과 개별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제도 악용의 사례도 나타나 무사증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동시에 생겨났다.

이웃국가 일본은 2014년까지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하다가 관광비자 발급 완화 정책을 활성화하면서 2015년부터 4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국제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해 사증제도 개선과 사증면제를 권장하는 추세다. 사증발급의 엄격한 기준과 복잡한 절차가 국제관광 교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홍규선 동서울대 교수는 "무사증제도를 시행한다고 해서 모든 불법체류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전자시스템 발달로 방문목적에 반하는 사람은 언제라도 추방이나 입국불허가를 통해 무사증의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다만 지역별, 나라별 무사증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 것이냐 문제"라며 "현재의 교역량 등 정확한 실태와 현황을 파악해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 몽골 등에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