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치 검토 논의 '지지부진' 루원시티 등 이전에 '시큰둥' 사업비 조달 방안도 '걸림돌'

인천시가 공공청사 재배치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인천시교육청 이전은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 있다. 청사 재배치 검토단을 꾸린 시교육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현 위치가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2022년 착공을 목표로 루원복합청사 건립을 위한 행정 절차를 서두르기로 했다.
인천시는 '공공청사 균형 재배치 관련 정책연구'를 9월 말 마무리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정책연구를 바탕으로 지난해 1월 착수했다가 중단된 '루원 제2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도 재개된다. 시 관계자는 "이전 기관이 바뀌어서 기본계획을 새로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정대로라면 2022년 착공, 2024년 준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정책연구 중간 결과 브리핑에서 제시된 이전 기관은 인재개발원·도시철도건설본부 등 9개다. 시는 원도심 균형발전 측면에서 인천도시공사·종합건설본부·보건환경연구원은 현 위치에 남겨두기로 했다.

루원시티 이전 기관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청사 재배치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내용은 시교육청이었다.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당시 "루원시티 공공복합업무 용지 또는 인재개발원 부지 이전이라는 두 가지 안을 시교육청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교육청 자리에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로 분산된 청사를 통합한다는 구상이었다.

시교육청은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교육행정기관 재배치 검토단'을 구성했지만 논의는 진척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16년에도 시교육청을 루원시티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일방적 발표'라는 시교육청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세부 계획도 없이 이전 장소만 나온 상태라 검토할 것도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따져볼 예정이지만 현 위치에 그대로 남는 게 가장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인재개발원 부지로 옮겨진다고 해도 사업비가 걸림돌로 남는다. 당초 시는 지난 2017년 '루원 제2청사 건립 실행계획'을 통해 인재개발원 부지 매각(1509억원)으로 재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인재개발원 자리로 옮기면 매각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이전은 시교육청 내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결과에 따라 재원 조달 방안도 다시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