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다시는 지지 말자

74주년 8·15광복을 며칠 앞두고 일본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일본 수출 규제로 촉발된 'NO아베' 운동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어느 민족이든 위대한 선조가 있으면 못난 선조도 있기 마련이다. 현명한 민족은 선조들이 남긴 훌륭한 역사를 통해 그 정신을 본받고 잘못된 역사를 거듭 반복하지 않는 지혜를 보인다. 그러나 일본은 현명한 민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라636년 진덕여왕28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는 나라가 강하면 작대기로 국경선을 그어 놓아도 적군이 넘어오지 못하지만 나라가 약하면 만리장성을 쌓아도 적군이 넘어온다고 했다. 강한 국력이 있어야 한다. 지난 8월 2일 임시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은 역사 속 가해자인 일본의 적반하장을 비판했다. 대통령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내용은 강경했다. 역사의 갈등이 경제와 안보의 갈등으로 비약된 현실을 마주한 대통령은 가해자 일본의 도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국사는 민족의 혼이다. 민족 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 율곡 이이는 1583년 어느 날 경연자리에서 십만양병책을 주장했다. 군사 10만명을 길러 한성(漢城:서울)에 2만명을 두고 각도에 1만명씩을 배치하자고 상소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율곡이 예언이나 한 듯 9년뒤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허약한 조선의 난세에 이순신 장군이 나섰다. 조정에서는 일본군에 대항할 배와 병력이 수적으로 열세라며 수군을 폐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이순신 장군은 1597년 9월 16일 명량해전에서 12척의 배로 왜군 133척을 무찌르는 대승을 거뒀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식과 지혜로 무장해 세계 최초로 거북선을 발명한 이순신 장군. 거북선은 놀라운 조선의 과학이다. 세계 최초로 측우기를 발명한 장영실도 있다. 신라의 첨성대, 고려의 팔만대장경도 우리 민족의 자랑이다. 한국인은 놀라운 창의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작금의 사태를 언젠가는 치뤄야 했을 한일경제 전쟁이 조금 빨리 찾아온 것으로 생각하자. 위기는 기회다. 일본의 도발로 시작된 한일경제 전쟁에 맞서기 위해 우리 정부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전국민이 호응하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 부품의 국산화라는 정부의 계획이 실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1940년 선전포고도 없이 하와이 진주만을 공습했다가 패전에 내몰린 군국주의 일본의 전례가 아베 정권에서 반복될 수도 있다. 일본은 결코 한국 경제의 도약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일본 수출 규제를 기술 자립의 기회로 삼아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강한 국력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