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다사라기 작가, 국제성모병원 도움으로 병동 전시회 열어
▲ 말기 직장암으로 투병 중인 하성진(47·가명)씨의 생애 첫 개인전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병동에서 열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병동에서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말기 직장암으로 투병 중인 하성진(47·가명)씨의 생애 첫 개인전 '작가 다사라기의 소품 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하씨는 2015년 직장암 3기를 진단받고 4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하씨가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병동을 찾은 건 지난 7월. 이미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된 상황이었지만 하씨에게 그림은 늘 힘이 됐다.

그는 암 진단을 받기 전부터 '다사라기'라는 예명으로 그림을 그렸다. 다사라기는 '불꽃처럼 타오른다'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정식과정으로 미술을 배우진 않았지만 그림을 너무 그리고 싶어서 정한 이름이다.

그러나 하씨의 예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는 암을 진단 받은 후에도 그림 활동을 지속해 왔다.

오히려 죽음 앞에서 그림을 통해 두려움을 이겨냈고, 개인전 개최라는 희망을 안고 작업을 이어갔다.

특히 하씨는 평소 잘해주지 못한 여동생을 위해 전시회를 열고 싶어 했고, 병실에는 그의 작품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호스피스팀은 그를 위해 작가 다사라기 개인전을 준비했다.

호스피스병동 복도 한켠을 내어 하씨가 병동 생활 중 만든 소품과 그림을 전시한 것이다.

전시회에서는 그는 어머니와 주치의 최선영 교수(가정의학과)와 함께 생애 첫 개인전을 자축했다.

또 호스피스병동 의료진을 비롯해 가족, 병원 교직원, 환자들이 호스피스병동을 찾아 작가 다사라기의 첫 개인전을 축하했다.

첫 개인전에서 하씨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라며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국제성모병원 원목실 차장 이진원 신부는 "작가님이 여동생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전시회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호스피스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