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업은 UAE 항공사 '티켓 30% 저렴'
유럽행 환승 많아 장기적으로 볼때 피해 뻔해
국내 항공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국·아랍에미리트(UAE) 항공 회담이 결렬됐다.
국토교통부는 '한국·UAE 항공회담'에서 UAE 측이 두바이·아부다비 노선 증편을 최소 2배 이상 요구한 항공편 확대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항공산업 현황에 대한 의견 교환, 공급력 증대 영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현재 UAE의 에미레이트항공은 인천공항~두바이 노선에 주 7회, 에티하드항공은 인천~아부다비 노선에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국적항공사 중 유일하게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 7회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공급좌석은 5분의 1 수준이다.

UAE 항공사들의 항공권 가격이 20~30% 저렴하고, 유럽행 환승 수요가 대부분이고 장기적 측면에서 두바이·아부다비 노선 증편은 국적항공사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일단 UAE의 증편 요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의 인천공항 유럽행 여객 수요 잠식에 따른 피해로 직결된다.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60조원의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받는 UAE 항공사들에 비해 국적항공사들은 가격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렴한 항공료를 내세워 UAE 항공사들이 유럽 하늘길을 점령할 경우 국적항공사들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회담 결렬 소식에 국적항공사들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한·UAE간 항공노선은 공급 불균형이 심화한 상태로 회담에서 추가 공급 증대가 이뤄지지 않아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속적으로 UAE와 항공회담을 열어 양국의 항공산업이 발전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