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민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내일은 택시가 없을 거예요." 새벽, 시험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택시에 타고 들었던 첫마디다. 늦어진 하교 시간으로 인해 택시가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지난해 카풀 서비스 반대 집회 소식은 그 다음날 인기검색어 토픽으로 거의 종일 상위권을 유지했었다. 지난해 10월18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노사 4단체는 서울 광화문에 모여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 중인 카카오 카풀 서비스 반대 집회를 크게 열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카풀 서비스란 이용자가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자가용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카풀 서비스는 2년 전 스타트업인 플러스가 하루 중에 임의로 시간을 선택하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면서 논란이 됐다.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현행법상으로 금지된다. 예외로 출퇴근 시간에는 자가용 자동차를 운송용으로 쓸 수 있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스타트업인 플러스는 이 예외 조항을 고려, 이용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임의로 선택하여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택시업계의 입장은 기사 기근으로 인한 업체 매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택시 기사들에 대한 처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더욱 저렴한 경쟁 서비스의 부상은 택시업계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택시 법인 또한 갈수록 줄어드는 기사 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2월 기준 법인택시의 면허 대수는 8만8304대지만, 운수 종사자는 10만7931명으로 1일 2교대제의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이다.

택시 업계가 처한 현실이 경쟁 서비스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에게는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로 작용한다. 택시업계가 소화하지 못하는 시민의 수요 존재는 새로운 서비스가 표적화함으로써 성공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도입을 위한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카풀은 해외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서비스 '우버'와 유사한 형태이다. 택시와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장 핵심적인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 이용해 본 우버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되길 희망했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한국 직장인 568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한 결과, 카풀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8%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90%이상은 한정적이건 전면적이건 카풀 서비스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4시간 전면 허용을 이야기한 응답자도 56%에 달했다. 택시의 빈번한 승차거부 또한 택시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두잇서베이의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60%가 승차거부를 당한 경험이 있으며 65.8%는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교통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업계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은 곧 시민들이 새로운 서비스로 마음을 돌리는데 작용했을 것이다.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카풀서비스사들과 카풀 서비스의 전면 철폐를 요구하는 택시업계 사이에서 정부는 제대로 된 대처법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