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래 개인전 '이상한 과일' 연계 워크숍
모든 생명 위한 소통·정치 상상하는 자리
인천 출신의 설치미술가 진나래 작가가 개인전 '이상한 과일 #1 : 태양은 빛나고 우린 모두 꿈을 꾸네'와 연계한 워크숍을 10일 오후 2시, 인천 중구 개항장문화지구에 있는 시각예술공간인 '임시공간'에서 갖는다.

이번 워크숍은 식물, 초식동물, 육식동물,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인간 이외의 종들을 위한 헌법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창당'에 관한 주제로 열리는데 워크숍과 인터넷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발기인을 모집하고 정책 관련 의견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모두 3개의 파트로 나뉘어진 워크숍의 첫 번째 파트는 '이상한 과일이 왔어요'이다.

'이상한 과일(Strange Fruit)'은 재즈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긋는 뛰어난 보컬리스트로 평가받는 미국의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노래 제목으로, 에이블 미어로폴이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쓴 시에서 따온 말이다. 인디애나주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는 백인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두 흑인을 빙 둘러싸고 웃으며 구경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흑인, 여성, 성소수자 등 '인간' 에 포함되지 못한 인간들, 주체로서 인정받지 못한 존재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시위, 학술, 문화를 통틀어 정치해왔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두 번째 파트는 '다중언어 데모'로 인간이 인간 외 종에 법인격을 부여할 수 있을까? 비인간은 데모의 참여자가 될 수 있을까? 인간 외 종들은 어떤 언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정치해내'는가? 만일 한 종의 언어가 다른 종에게 번역, 또는 전이될 수 있다면 어떨까? 등의 질문에 대해 참여자들은 리서치하고자 하는 종을 선택하고, 해당 종의 존재방식과 언어를 스터디하여 공유한다. 인간과 인간 외 종, 또는 특정 종과 다른 종 사이의 소통도구를 상상해본다.

세 번째 파트는 '모든 생명을 위한 입법 워크숍'으로 인간과 인간 외 종이 함께 사는 세상에서 각 종이 자신의 권리를 전달할 수 있으며 법제화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으로 가능할까라는 상황을 설정하고, 해당 종의 입장을 상상하며 발의안을 제안해본다.

'이상한 과일' 모의 정당 가입 및 워크숍 참여는 해당 링크(https://forms.gle/pwVE7uRPPVNjcQcu8)에 들어가면 신청할 수 있다. 070-8161-0630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