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꽃게 빈자리 채워 어민들 주 생계 수단으로
"꽃게 대신 멸치다."

인천지역 어민들이 어획량이 급감한 꽃게의 빈자리를 멸치로 채우면서 멸치 어획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옹진군 대청도 어민들에 따르면 이 지역 어민들의 멸치 어획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배복봉 대청선주협회장은 "꽃게에 의존하지 않고 멸치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려고 한다"며 "서해에도 남해 못지않게 멸치가 많다. 멸치라도 잡아야 내년 조업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서 인천지역 멸치 생산량은 2016년 62t에서 2017년 64t, 지난해 100t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꽃게 어획량은 급감하고 있다. 올 3~5월 지역 꽃게 생산량은 48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서해안에서 멸치 어획량이 늘어난 원인을 꽃게 감소 현상에서 찾고 있다. 과거 서해안에서 조기와 꽃게 등 고급 어종들이 잡혔기 때문에 굳이 어민들이 값싼 멸치를 잡을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멸치 자원량을 고려했을 때 어획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꽃게 개체 수가 줄면서 어민들의 주 타깃이 멸치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멸치 어획량은 늘고 있지만 주요 어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현황 파악과 지원은 미흡한 편이다. 어민들은 멸치 건조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자연 바람으로 멸치를 말리는 실정이다.

김영호 대청도 어촌계장은 "인천시에 멸치 건조 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잘 안됐다"며 "냉풍 건조시설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자부담이 있어 지난해 작업 실적이 적은 어민들은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에 멸치 건조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이 있었지만 어획량이 꾸준하지 않고 적게 잡혀 보류했다"며 "상황을 봐서 필요하다면 9월 본 예산에 올리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