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저널리스트
▲ 인천국제공항, 2011년.


2001년 3월29일, 인천국제공항이 세계를 향해 커다란 날개를 활짝 펼쳤다. 이날 오전 4시46분 방콕발 아시아나항공의 첫 착륙과 오전 8시30분 마닐라행 대한항공의 이륙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새로운 하늘길을 열었다. 당시 공항여객터미널 관련 시설의 촬영을 맡아 그 벅찬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수차례 해외 촬영길에 나섰다.

18년이 지난 4월26일,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는 1만4000t의 '코스타 세레나'호가 첫 항해에 나섰다. 매머드급 크루즈선은 승객 2800명과 1000여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5박6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와 일본 후쿠오카로 향했다. 인천항을 모항으로 출항하는 첫 크루즈 여행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여행길에 동참했다. 하늘길에 이어 바닷길이 열리는 순간을 담는 사진가로서의 감흥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찼다.
과거 우리는 운양호 사건으로 병자수호조약(강화도조약)을 강제로 맺고 1883년 일본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능욕의 역사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치욕적인 개항의 역사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을 건설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지닌 나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이 주체가 되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제2의 개항 시대를 열었다.

작금 일본은 우리나라를 향한 경제적 침탈을 통해 군국주의 부활의 야욕을 또 다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는 그들 스스로 쇄국의 길을 택하고 역사를 거스르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반성하도록 단호한 실천과 행동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정신이자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