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 가락에 희희낙락 … "젊게 산다"


올해 칠순 … 4년간 '민요장구' 배움



하남시 신장2동 주민자치 프로그램 민요장구 수업을 받는 고덕현(70·사진)씨는 거침이 없다. 그녀의 구성진 민요 가락을 들으면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여기에 흥겨운 장구 연주까지 더해지면 신명이 배가 된다.

매력적인 실버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고씨가 민요장구 수업과 만나게 된 것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 한몫했다.

고씨는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을 찾아보던 중 민요장구 교실이 있던 복도까지 들려온 장구 소리에 이끌려 인연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4년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할수록 더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리랑 한 소리를 한다 할지라도 막상 배워보니 우리가 알던 그 소리가 아니더라고요. 한 음, 한 소절이 다르게 표현되고, 더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이나 장구채를 잡고 소리를 했으니 할 수 있는 곡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르신은 연신 "아직 멀었다"며 겸손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를 알게 되니 더 조심스러워서였다. 어르신의 장구 소리와 민요 가락이 주민자치센터를 가득 메운다. 참 정겨운 소리다.

올해 칠순을 맞은 고씨는 "젊게 산다"는 말이 딱 맞는 모습이었다. 주위에 많은 친구와 교우 관계를 맺고 있다. 얼마 전 칠순 잔치 때는 버스를 빌려 60여 명의 지인들과 근교 관광지를 찾아 함께 노래하고 춤도 추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오랫동안 산악회를 하며 인맥을 쌓아왔던 터였다. 민요장구 교실에서 만난 친구들도 여럿 함께 했다.

"잘 못하지만 항상 열심히, 재밌게 하려고 해요. 사람들은 흔히 노래를 못하면 음치라고 하는데, 저는 음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기술을 잘 배워서 연습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발전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아직 1학년생"이라고 표현하는 고씨는 오랫동안 장구채를 놓지 않을 생각이다.

/하남=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