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 "사법 본질은 시비 가리려 듣는 일" 조언
▲ 차경환 수원지검장이 30일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인사를 하고 있다.
"사법의 본질은 시비를 가리려 '듣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4년간 검찰에 몸담았던 차경환 수원지검장(50·사법연수원 22기)의 퇴임식이 30일 수원검찰청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퇴임식에는 10여년 넘게 개인적 인연을 맺어왔던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박중훈(53)씨와 차 지검장 가족, 수원지검 검사 및 직원들 200여명이 참석해 차 지검장의 퇴임을 격려했다.

퇴임식은 가족 및 약력 소개, 퇴임인사, 법무부 재직기념패·대검찰청 봉직기념패·수원지검 재직기념패·수원지검 검사일동 감사패 전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차 지검장은 퇴임인사에서 "사법의 본질은 증거를 찾는 일에 앞서 시비를 가리려 '듣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더 들을 수 있고 또 더 들어야만 하는 지혜로운 길을 찾아, 그리고 검사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공감하게 되면 그 길을 거침없이 걸어갈 용기와 힘도 자연스레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조언했다.

또 "수원지검장 취임할 때나, 이 퇴임사를 몇 달 전에 썼을 때나 저의 마음가짐은 똑같다. 하지만 작별의 순간이 닥치니 여러분과 헤어지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한용운의 시 '인연설'의 한 구절을 빌려 작별인사를 마무리하면서 울먹였다.

퇴임식 말미에는 차 지검장이 멘토라고 소개한 박중훈씨가 나와 인생 2막을 여는 차 지검장의 건승을 기원했다.

/글·사진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