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기름칠할 때 됐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정구완 대표께서 상호를 성경 창세기의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삭'으로 지으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느님의 명령에 순종하자 살려주었다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어 약속과 믿음 또는 순종과 자비의 상징처럼 됐지요. 이와 함께 '벼 이삭'이나 '보리 이삭'처럼 추수할 때 땅에 흘렸거나 빠뜨린 작은 낟알도 소중하게 여기려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인천 계양구 작전서운동주민센터에서 걸어서 3분정도 거리에 있는 소고기 숯불구이 전문점 '이삭 소한마리'의 도성찬 점장은 "저희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항상 모든 고객에게 성경의 말씀대로 정성을 다해 모시고 음식도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준비하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삭 소한마리'는 10년 넘게 돼지갈비 전문점으로 유명했던 '이삭 갈비'였지만 올해 초 3개월의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돼지갈비는 물론 소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는 '이삭 소한마리'로 지난 4월12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삭 소한마리'에서 2007년부터 12년째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장경묵 실장은 "제가 서울의 '사리원'이라는 유명한 불고기 전문점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지만 소고기 육질과 맛은 '이삭 소한마리'도 정말 좋아요. 미국산 소고기를 쓰지만 맛의 비결은 냉동육이 아닌 냉장육을 잘 숙성시키는데 있어요. 미국산이라고 밝히지 않으면 한우 맛이라고 하시는 손님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진공포장된 냉장육을 장 실장이 껍데기와 기름, 심줄 등을 제거하고 내놓는 이집의 소한마리 구성은 우삼겹, 소갈비, 진꽃살, 갈비살, 황제갈비살, 부채살 등 6개 부위로 되어 있다.

장 실장은 "소한마리 드실 때는 부채살의 육질이 가장 텁텁하니까 제일 마지막에 드시고 부위별로 나오는 소고기를 잘 구워 양파소스나 쌈에 싸서 드시기 전에 먼저 우리 집에서 '고기소금'이라고 부르는 천일염을 곱게 갈아 내놓은 소금에 살짝 찍어 드시면 육질과 어우러진 맛을 느낄 수 있어요"라고 소고기를 맛있게 먹는 비법도 귀띔했다.

소한마리와 함께 소반마리도 있고 부위별 단품도 손님이 많이 찾는다. '이삭 갈비' 때부터 있던 '돼지한마리'와 '돼지반마리'도 여전히 인기 있는 메뉴이고 돼지갈비, 오겹살, 목살, 삼겹살, 항정살도 있다.

테이블은 4인용 4개, 6인용 22개 등 총 150석이 넓은 홀에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고 기본 반찬은 셀프코너에서 리필할 수 있다. 30대가량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건물 앞에 있다. 032-555-9164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여섯 부위를 한번에 … 한우 뺨치는 '그 집'의 추천메뉴]

▲ 소한마리 차림
▲ 소한마리 차림

●소한마리
소고기의 여섯 부위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이삭 소한마리'의 대표 메뉴. 접시에 함께 담겨져 있을 때도 선명한 붉은 빛과 하얀 마블링의 경계가 깔끔하다. 부위별로 따로 구워 먹거나 여러 부위를 조금씩 한꺼번에 구워서 맛을 보는 것도 좋다. 지글지글 맛있게 익어가는 소리로 어느 정도 구워진 뒤에는 각자 입맛대로 레어, 미디움, 웰던 등으로 즐길 수도 있다. 우삼겹 외에는 두툼한 두께 덕분에 육즙도 많고 질기지 않은 부드러운 육질과 입맛을 자극하는 육향까지 어우러진 소한마리. 잘 구워진 고기를 입에 넣는 순간 입안 곳곳으로 육즙을 잔뜩 뿜어낸 뒤 사라지는 듯 목을 타고 넘어가는 소고기의 감칠맛은 세상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기본 상차림은 비교적 간소하다. 고기가 좋을수록 양념이나 간을 세게 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만큼 여러가지 반찬을 늘어놓기보다 야채 샐러드, 파·상추무침, 배추김치, 깻잎장아찌, 마늘장아찌와 쌈채소 정도가 고기맛을 살리기에 충분하다.

▲ 우삼겹
▲ 우삼겹

●우삼겹
'우삼겹'은 근간지방이 많아 풍미가 좋은 업진살의 다른 이름. 이 부위는 지방과 근육들이 층을 이루고 있어 고기의 결이 굵고 다소 거칠지만 근육 사이에 있는 근간지방이 마블링의 역할을 하여 소고기 부위 중 육즙 맛이 가장 뛰어나다.

▲ 진꽃살
▲ 진꽃살

●진꽃살
'진꽃살'은 갈비대 사이의 고기를 발라낸 것으로 업계에서만 쓰는 용어. 진꽃살은 한번에 구워도 되지만 2~3점씩 적은 수의 고기로 구운 뒤 '한 잔'하고 바로 먹는게 따뜻하게 익혀진 기름과 촉촉한 육즙을 느낄 수 있다.

▲ 갈빗살
▲ 갈빗살

●갈빗살
'갈빗살'은 갈비 부위에서 뼈를 제거하고, 그 사이에 있는 살코기를 분리한 것으로 '갈비'를 뜻하는 한자 '늑(肋)'과 '사이'를 뜻하는 한자 '간(間)'을 써서 늑간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길고 두툼한 모양이 손가락처럼 생긴 갈빗살은, 분리한 부위에 따라 본갈빗살, 꽃갈빗살, 참갈빗살로 나눌 수 있는데 특별히 맛있는 부위를 '황제갈빗살'이라 부른다.

▲ 부챗살
▲ 부챗살

●부챗살
'부챗살'은 쇠고기의 특수 부위 중 하나. 소의 앞다리 위쪽 부분, 즉 어깨뼈 바깥쪽 하단부에 있는 부채 모양의 근육으로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낙엽살'이라고도 불린다. 썰어 놓으면 왕의 좌우로 시녀들이 들고 서 있던 깃털 부채 모양이 된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맛은 다른 부위보다 마블링이 적지만 과하게 질기지는 않고 살코기 맛이 진하게 느껴지며 무엇보다도 구이용 소고기 치고 가격이 착한 편이기 때문에, 쇠고기가 비싼 한국인들에게 안심의 대체재로서 특히 사랑받는 부위다.


 

▲ 임병욱 '스칼라 오페라' 단장 겸 지휘자가 소고기 숯불구이 전문점 '이삭 소한마리'를 찾았다.
▲ 임병욱 '스칼라 오페라' 단장 겸 지휘자가 소고기 숯불구이 전문점 '이삭 소한마리'를 찾았다.

 

[임병욱 스칼라오페라 단장이 찾은 '이삭 소한마리']
"성악할 때부터 풍부한 성량의 비법은 소고기"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인정받는 이탈리아의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오페라'처럼 인천은 물론 국내에서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자고 다짐하고 만든 게 '스칼라 오페라'예요. 합창단부터 시작해서 오케스트라, 소년소녀합창단, 오페라단까지 차근차근 제대로 구성을 갖추게 됐어요."

임병욱 '스칼라 오페라' 단장 겸 상임지휘자가 인천 계양구 작전동에 있는 소고기 숯불구이 전문점 '이삭 소한마리'를 찾았다.

인천 숭의초, 광성중, 선인고 출신으로 서울대와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임병욱 단장은 테너에서 지휘자로 변신한 뒤 2014년 '스칼라 오페라'를 만들어 현재는 1년에 120차례의 공연을 이어가고 가천대와 공주대, 인천예고에서 일주일에 20시간 넘게 후학을 지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면서 바로 국립합창단에 들어갔어요. 1998년 말부터 2007년까지 단원으로 활동하는동안 국립합창단의 지원을 받아 이탈이아 로마의 'Arena Accademia'에서 성악, 합창, 오케스트라 지휘 과정을 졸업했지요."

국립합창단 단원이 되기란 예나 지금이나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그런 자리를 자신의 꿈인 지휘자가 되려고 스스로 그만둔다는 것은 그만큼 용기와 함께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하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임 단장은 2007년 국립합창단을 나와 인천오페라단 지휘를 맡으며 힘든 여정을 시작한다.

"제가 33살 때였어요. 국립합창단을 그만두고 지휘를 하며 새로운 오페라단을 만든다고 하자 부모님은 물론, 아내도 만류와 반대가 심했지요. 하지만 저는 직접 기획한 오페라와 오케스트라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어요. 7년동안의 각고의 세월을 보낸 끝에 2014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단체를 모두 갖춘 '스칼라 오페라'가 완성됐어요."

임 단장의 '스칼라 오페라'가 조금씩 알려지고 꾸준히 공연을 이어오면서 실력도 인정받고 명성도 쌓이게 됐다.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실시하는 '방방곡곡 신나는 예술여행'에 선정돼 전국 10개도시 순회공연이 있어요. 또 최근 KBS의 '윤동주 특집 별헤는 밤'과 '불후의 명곡' 녹화를 마쳐 8월15일 광복절 특집으로 방영을 앞두고 있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임정에서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을 기리기 위한 창작오페라에 스칼라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참여하고 제가 지휘를 맡아 8월10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 이어 15일 서울KBS홀에서 공연할 예정이에요."

임 단장이 목표로 삼던 직접 기획한 첫 오페라는 지난달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 '사랑의 묘약'이다. 국립합창단을 나온 뒤 12년 만의 일이었다.

"오페라에 필요한 단체를 모두 갖추고 있어서 가능했던 '사랑의 묘약'이 저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공연이었고 오래 기억에 남을 거예요. 앞으로 인천에서 상반기에는 오페라와 하반기에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등 일년에 두 번은 스칼라 오페라만의 기획공연을 반드시 무대에 올릴 계획이에요."

하지만 임 단장은 '사랑의 묘약' 공연으로 2000만원 가까운 적자를 봤다. 그만큼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는 일은 수익에 앞서 그의 사명감으로 성사시킨 공연이었다.

"인천 공연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 제가 하고 싶어요. 또 서울로 본거지를 옮기면 좀더 나은 환경에서 공연을 준비할 수 있지만 '스칼라 오페라'의 뿌리가 인천이기 때문에 인천시민들에게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임 단장은 인천의 저변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인천시인재개발원에서 '오페라의 이해' 강의를 하고,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먼우금, 예송, 첨단초등학교 오케스트라를 일주일에 한번씩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강화군합창단의 지휘자로 선임됐다.

"제가 성악할 때부터 성량을 유지하기 위해 고기를 좋아하고 자주 먹었는데 '이삭 소한마리'처럼 소고기의 여러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니 너무 반가워요."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