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도시유적위 '공방전'
한차례 더 열어 결정키로
▲ 29일 만석동 신일철공소를 방문한 동구 도시유적위원회 관계자들이 철공소 내에서 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960년대 이후 나무배 건조기술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인천 동구 신일철공소의 보존 공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동구 도시유적위원회는 29일 신일철공소 보존 안에 대해 심의했지만 의결을 보류했다.

도시유적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9명은 이날 산업 문화유산으로 신일철공소 가치를 인정했다. 그러나 위원들은 보존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고 일부 위원들은 보존안에 대한 세부내용을 요청했다. 결국 보존 여부는 한 차례 위원회를 더 열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도시유적위원회는 구 관계자들과 주민, 건축분야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됐다.

도시유적위원회가 열리기 전 위원들은 신일철공소 현장을 방문했다. 만석동 주민들로 이뤄진 지역문화 살리기 추진위원회는 위원들의 사전 답사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아 보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역문화 살리기 추진위원회는 그동안의 경과와 신일철공소의 가치, 활용법을 담은 결의문을 전달했다.

지역문화 살리기 추진위원회는 "신일철공소를 복원 시켜서 지역 문화 관리 콘텐츠로 활용해야 한다"며 "신일철공소가 인천 근현대의 산업문화유산인 만큼 철거가 아닌 보수·보존을 해야 하고, 살아있는 역사교육과 문화체험의 현장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구 만석동에 위치한 신일철공소는 1974년부터 나무배 건조에 필요한 배 못이나 볼트 등을 전문적으로 만들었던 곳이다. 1980년대 이후 나무배 수요가 줄어들면서 2007년 철공소는 결국 문을 닫았다.

신일철공소가 오랫동안 폐허로 방치되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지자 동구는 인천시가 지원하는 도시재생사업에 눈을 돌렸다. 동구는 신일철공소 부지를 포함해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역 사회 반발로 동구는 신일철공소 철거를 미뤄둔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신일철공소의 보존에 대해선 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며 "도시유적위원회가 한 차례 더 열려야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